The Korean Fashion and Textile Research Journal
[ Article ]
Fashion & Textile Research Journal - Vol. 25, No. 2, pp.153-164
ISSN: 1229-2060 (Print) 2287-5743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23
Received 13 Mar 2023 Revised 24 Apr 2023 Accepted 27 Apr 2023
DOI: https://doi.org/10.5805/SFTI.2023.25.2.153

전통가구 반닫이의 형태적 특성을 활용한 가방디자인 개발

허성아
대전대학교 패션디자인 · 비즈니스학과
Development of a Bag Design by Incorporating and Adapting the Formative Characteristics of the Traditional Bandaji Chest
Seong-A Hur
Dept. of Fashion Design & Business, Daejeon University; Daejeon, Korea

Correspondence to: Seong-A Hur E-mail: aworks0610@naver.com

©2023 Fashion and Textile Research Journal (FTRJ). This is an open access journal. Articles ar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52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As interest in the environment and sustainability increases, a tendency to pursue eco-design is emerging. Sustainable design coincides with the Korean aesthetic sense of applying the principle of the circulation of nature. This study examined Korean traditional furniture, Bandaji, from the perspective of historical and cultural sustainability and extracted and adopted a sustainability-related motif.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develop a creative bag design that reflects Korean tradition and strengthens artistry. First, a bag was produced based on the morphological characteristics of Gyeonggi-do Bandaji. Second, though the original overall design was maintained, the decorative patterns were modified by, for example, increasing the number of ear decorations on the surface of the bag and reducing the number of traps. Third, a new geometric pattern was created for the surface of the bag; this entailed moving the position of the handle-shaped ear ornament and the leather. Fourth, new decorative patterns were drawn on the surface. This study is meaningful in that it presents a sustainable bag production methodology that reflects Korean aesthetics. It also showcases a designer's unique, creative, and artistic bag design. It is expected that design work inspired by Korean formative beauty will be an opportunity to simultaneously utilize and support various Korean cultural assets and artworks.

Keywords:

Korean Tradition, Bandaji chest, Traditional wood Furniture, Korean aesthetics, Bag design

키워드:

한국 전통, 반닫이, 한국전통가구, 한국의 미, 가방디자인

1. 서 론

가방은 물건을 담아 이동하는데 편리하기 위하여 실용적인 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하였으며 필수적인 패션아이템이 되었다. 특히, 여성의 가방은 여성들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지니고 다녀야 하는 물건의 종류가 많아지면서 크기와 디자인이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또 사회적, 경제적 위치를 표현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패션 스타일링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가방은 패션 액세서리로의 기능이 증가되었다. 기능성과 장식성이 결합된 대표적인 액세서리인 가방은 현대 여성들의 아이덴티티와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또 소지품을 넣기 위한 도구의 기능적 의미를 넘어 자기표현의 수단이자 패션 트렌드와 사회적 이슈의 대상이 되는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다.

특히 최근에는 어느 때보다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패션에서도 에코 디자인을 추구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으며, 에코 디자인의 대표적인 패션 아이템이 바로 에코백이다. 에코백은 친환경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사회적, 윤리적인 가치를 지닌 가방으로 세대를 뛰어넘는 패션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지속가능한 디자인은 자연과 어울어져 함께 공존하고 주변 환경과 상생하며 환경을 보존하는 자연의 순환원리를 디자인에 적용하려는 한국적인 미의식의 방향과도 일치한다(Gam, 2019). 한국적인 미학은 인위적이지 않고 꾸밈없는 자연스러움과 소박함, 절제된 단순함과 균형감 등을 볼 수 있는데(Jung, 2014), 이를 반닫이에서 찾고자 하였다. 한국 전통가구 반닫이에는 우리 선조들의 삶의 정치와 생활 모습이 가장 잘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국적인 미학을 반영한 독창적인 가방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으로, 디자인의 차별화를 위하여 한국적 조형 특성을 차용, 전통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가방의 디자인과 제작과정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러한 창의적인 가방 디자인 개발 프로세스는 가방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패션아이템의 디자인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함에 연구의 의의가 있다.

연구의 방법으로는 문헌 고찰 후 반닫이의 미적 특성을 반영한 디자인을 전개하고 제작과정을 제시하고자 한다. 문헌 연구는 전통가구 반닫이에 대해 고찰함과 동시에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반닫이의 금속장석의 미적 특성을 분석하고 그 중금속장석의 형태가 직선적이고 모던한 형태인 경기반닫이의 표면 특성을 모티브로 한 반닫이 가방을 제작하고자 한다.

연구의 범위는 한국적인 조형미가 활용된 가방디자인과 제작에 집중하기 위하여 가방의 형태를 박스형과 납작형 두 가지로 한정하였고, 소재 또한 에코백에서 애용되는 캔버스 소재로 한정하였다. 표현기법으로는 아플리케(appliqué), 아상블라주(assemblage), 드로잉(drawing) 등을 중심적으로 활용하여 디자인의 독창성을 모색하고, 색채는 한국적인 미감을 위해 색동의색을 사용하고자 한다. 색동은 전통적으로 우리 민족의 복식에 사용하던 오방색으로 영원성과 길상의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며 한국인의 독자적인 색으로 한국의 색이라고 할 수 있다(Yean, 2015). 또 디자인의 다양성을 주기 위하여 서울색, 네온색 등을 활용하고자 한다.


2. 이론적 배경

2.1. 반닫이의 개요

한국전통 반닫이는 조선시대에 주로 물건을 넣어두는 용도로 사용된 대표 목가구로 그 조형성은 지금까지 그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반닫이는 반쪽을 여닫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의복, 책, 두루마리, 제기와 귀중품을 보관하는 용도로 신분이나 계층에 상관없이 사용되어왔다(Park, 2011). 이 다목적 가구는 나무결의 무늬가 좋은 넓고 두꺼운 판에 무쇠로 된장석(裝錫)들이 어울러져 단순하지만 후박한 멋을 가지고 있다.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서는 책과 귀중품, 문서의 보관이나 제기, 생활용품의 보관하는 등 실내의 수납 가구로 사용되었고, 일반 서민층에서는 장롱을 대신하여 안방의 의복을 수납할 수 있는 수장 가구로 사용되었다. 또 반닫이의 위에는 이불이나 가정용품을 올려놓기도 하였다. 간혹 가난한 선비의 사랑방에서는 문방사우를 보관하는 문방가구로 사용하였을 정도로 집집마다 하나씩은 있는 보편화 된 생활필수품이었다(Park, 1982). 우리나라의 가구들은 대부분 그 지방에서 자라는 나무를 사용하고 인위적인 가공 없이 나무의 질감을 그대로 보여주며 재료 자체의 소박한 자연미를 강조한다(Kim, 1994). 또 목재의 재질감과는 대조되는 금속의 장석을 사용하여 구조적 보강과 함께 시각적, 촉각적 재미를 주기도 한다.

반닫이는 그 형태가 소박하지만 질서와 균형미를 갖추고 있으며 전면에는 기능성과 조형성을 함께 갖춘 금속의 장석으로 꾸며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먼저 반닫이는 천판, 몸체, 다리의 세부분으로 나누어진 가로형으로 긴 직사각형의 형태가 일반적이다. 천판은 반닫이의 윗부분으로 주로 이불을 개어 올려놓았다. 몸체에는 금속으로 된 장석들이 부착되어 있는데 지역마다 다른 재료와 형태, 제작기법을 보여준다. 다리는 주로 좌식 생활을 한 우리 선조들의 눈높이에 맞게 짧게 제작되었으며, 이는 방습과 방충의 역할과 함께 몸체의 안정과 균형을 이루고 있다.

몸체의 금속장석 종류에는 뻗침대, 경첩, 들쇠, 고리, 자물쇠 등 기능을 위한 장석들과 앞바탕, 감잡이, 귀장식, 광두정 등 구조적 보강을 위한 장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 기능적 역할 외에도 완성미를 돋보이게 하는 장식적인 기능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이것은 목가구의 재질감에 따른 은은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공간구성과 면분할의 조형적 특징을 고려하여 적재적소에 금속의 장석들을 배치한 선조들의 심미안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Hong, 2002). 뻗침대는 반닫이의 위쪽인 천판과 문짝을 연결시켜 자물쇠로 잠글 수 있도록 만든 장식으로 문판 중앙에 붙어있는 막대형의 길다란 금속으로 반닫이를 여닫을 때 들 수 있는 역할을 하는 들쇠의 기능과 함께 자물통을 끼울 수 있도록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Bae, 1983). 경첩은 반닫이의 몸체와 문판을 이어주는 장석으로 문짝과 앞널의 중간에 부착되어 여닫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기능적인 장치이다. 형식과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지고 가구의 앞쪽 중심부에 부착되어 있는 만큼 장식성이 강하게 표현되어있다(Bae, 1983). 들쇠는 반닫이를 손으로 잡아 들어올리거나 문짝을 열어 잡아당길 수 있도록 부착된 손잡이이다. 문 좌우에 두 개가 부착되어 있고 경첩과 같이 앞쪽 중심부에 있어 장식적인 효과가 크다(Chung, 2003).

앞바탕은 반닫이의 몸판에 부착되어 고리나 자물쇠 장식을 견고하게 붙이고 실용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보조하거나 보강하는 구실을 한다(Kim, 1986). 들쇠나 자물통이 반닫이의 몸판 나무에 직접 닿지 않도록 보호하는 기능을 하며 앞바탕의 형태와 문양에 따라 반닫이의 인상을 좌우하는 역할을 한다(Chung, 2003). 감잡이는 구조적으로 접합 부분이나 모서리 부분을 잡아주는 금속장석이다. 반닫이의 모서리 부분을 감싸고 있어 경제성과, 견고한 부착성, 모서리 마무리의 미관성을 모두 책임지고 있는 기능을 한다. 귀장식 또한 감잡이와 같이 반닫이의 모서리가 되는 부분을 금속으로 감싸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하여 상처가 나지 않게 보강하고 장식하는 역할을 한다. 감잡이가 앞, 옆의 모서리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면, 귀장식은 반닫이의 꼭지점에 있는 모서리를 잡아주며 목재의 취약성을 보강한다(Bae, 1983). 광두정은 구조적으로 몸체 중앙부분에 나타나 있는 못 자국을 감추어 주고 미적으로는 허전한 공간을 채워 반닫이 전체에 균형미를 조화롭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장식효과는 옷에 단추를 포인트로 달아주는 역할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또 광두정은 반닫이의 몸판에 부착되는 금속장석 중 입체감을 주는 유일한 요소이기도 하다(Lee, 2007).

Fig. 1.

Detailed name of Bandaji chest.

2.2. 지역별 반닫이의 미적 특성

반닫이는 지역에 따라 평안도, 경기도,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 제주도 반닫이로 구분하고, 생산된 지역에 따라 박천, 평양, 강화, 밀양, 전주, 나주, 고흥 반닫이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반닫이는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사용되어왔고 지방마다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전체 형태와 부분의 꾸밈새, 금속장석까지 뚜렷한 지역적 특성이 나타난다. 그 이유는 지역마다 수목의 분포가 다르고 생활 양식에서 지역마다 장식성의 정도와 취향의 차이가 다르기 때문이다(Lim, 1987). 이렇게 지방색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반닫이는 재료, 금속 장식, 구조와 윤곽의 비례 등에서 차이가 나며 본 연구에서는 금속 장식의 형태와 디자인, 배치구조 등을 중심으로 조형적인 특성을 분석하였다.

Aesthetic characteristics of Bandaji by region

평안도 지역의 박천반닫이는 화려한 금속장석의 장식성이 강하여 화려한 것이 특징이다. 무쇠의 장석에 기하학적인 연속문양의 투각하여 전면을 가득 채워 거친 질감의 표현을 장식적으로 표현하였다. 장석에 구멍이 숭숭 뚫여있다고 하여 숭숭이반닫이라고도 하고 금속장석이 잘 보일 수 있도록 나무결이 없는 판재를 사용한다(Kim, 2007). 귀장식이나 감잡이의 크기와 경첩의 크기가 커서 전면을 금속장석들로 가득 채우고 있으나 광두정은 없으며 장석의 화려함에 비해 반닫이는 소박함이 느껴진다.

경기반닫이의 형태는 가로길이가 긴 직사각형의 상자형으로 전면에는 크기가 크고 넓은 장석들이 발달 된 것을 볼 수 있다. 경기반닫이가 가진 색채에서도 자연 그대로의 나무색을 사용하고 있으며, 황동색의 금속장석의 노란색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정적인 부드러움을 보여줌과 동시에 고상한 세련미를 보여준다. 반닫이를 구성하는 금속장석들은 직선적인 사각형의 형태로 반닫이의 전면에 고르게 배치되어 기하학적 대칭 구도를 보여주고 있다. 경기반닫이에서는 사각뿔의 입체적인 형태인 광두정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직선적 면분할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파격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또 장석 중 유일하게 입체감을 주며 대칭 구도의 단조로움을 깨는 역할을 한다.

강화반닫이는 대체로 묵직하면서도 깔끔한 편으로 소나무 재질로 되어있어 소박함이 특징이다. 전체 형태의 비율도 폭에 비해 높이가 높아 시원해 보이며 반닫이를 꾸미고 있는 장석들은 무쇠로 되어있다(Park, 2011). 투박해보이는 무쇠 장석에는 문자로 보이는 모양으로 투각하여 장식성을 높였고, 경첩 아래쪽에는 배꼽 장식이 있다. 다리 부분에는 곡선으로 처리되어있어 묵직한 이미지를 유연하게 풀어주고 있다.

개성반닫이의 장석은 광택이 나는 주석을 사용하고 있고 전면에 금속장석으로 꾸며진 다른 지역 반닫이와는 다르게 전면의 일부분이 장석으로 꾸며져 있으며, 여닫는 문도 작은 차이점을 보인다. 장석이 없는 부분은 수직, 수평의 입체적 면 분할로 밀도감을 보여준다면, 곡선 형태의 금속장석은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준다. 실패형 자물쇠 앞바탕과 모서리 부분의 귀장식, 경첩 등이 옻칠을 두껍게한 어두운 판재와 대비를 이루며 화려함이 느껴진다.

경남 통영의 충무반닫이는 타지방의 반닫이에 비해 높이가 낮고 초엽형의 앞바탕과 경첩에 卍자와 구름모양이 투각되어 있다. 경첩의 상단은 부엉이 장식이, 하단에는 제비초리 형태로 되어있어 단순하고 투박한 느낌이 강하다. 이것은 제비의 날개부분을 응용한 것으로 한국 전통의 장식문양의 아름다운 선을 균형있게 표현한 것이며 소박하고 간결함을 보여준다(Chung, 2003). 귀장식은 곡선으로, 감잡이는 사각형으로 되어있고, 광두정은 문판에 모여 붙어있고 글씨문양, 꽃문양, 빗금 등의 아기자기하고 장식적인 형태가 많다. 느티나무의 판재에 주칠을 한 것이 특징이다.

전라도 지방에서 제작된 고흥반닫이는 제비초리형의 경첩과 중앙에 마름모형 배꼽장석이 특징이다. 전면의 판재는 세 쪽의 먹감나무를 배치하여 추상적인 산수화를 보는듯한 개성 있고 아름다운 나뭇결 무늬가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예로부터 문화와 예술이 발달하였던 전라도 지역은 금속장석의 사용은 최대한 절제하였으며, 정교한 조각이나 화려한 칠보다는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나무결의 무늬를 즐겨 사용하며 그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고흥반닫이는 소박하지만 단정한 느낌을 준다.

나주반닫이는 가장 단순하고 소박한 형태의 반닫이로 무쇠로된 앞바탕과 배꼽장식, 경첩만으로 장식되어 단정한 느낌을 준다. 경첩과 하단의 측널에 세로로 나란히 일렬로 박혀있는 큰머리 못은 짜임새가 있고 견고한 장식의 효과를 보여준다(Park, 2011). 크기가 작은 반닫이로 중요한 물건들을 넣어두고 사용했을 것이라 짐작되며 단순하지만 무게감이 느껴진다.

제주반닫이는 커다란 실패형의 앞바탕과 경첩, 석류형의 감잡이, 마름모형의 입체적인 광두정과 봉오리형 거멀잡이 장석 등 서로 다른 형태의 장석들로 전면을 꽉 채우고 있어 묵직함이 느껴진다(Kim, 2006). 또 대부분의 섬 지방 반닫이는 크기가 작고 장식이 단순한 것에 비해 제주반닫이는 두껍고 강한장석을 강조하여 남성적인 강렬함을 보여준다. 이렇게 지역마다 각기 다른 형태와 특징을 지닌 반닫이가 있다.


3. 디자인 개발

3.1. 디자인의 영감

본 연구는 디자인 개발을 위하여 한국 전통가구인 반닫이에서 디자인의 영감을 받아 그 조형적인 형태를 활용하고자 하였다. 예로부터 물건을 넣어 보관하는 가구 반닫이는 소지품을 담아 다니는 가방과 같이 물건을 넣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또 반닫이는 집집마다 있었던 대표적인 한국 전통가구로 그 형태와 구조, 장식 등에서 우리 선조들의 지혜와 철학이 담겨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닫이의 직선적 형태는 단순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을 보여주지만, 지역의 특색을 담아 화려하게 꾸며진 금속장석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을 보면 절제미가 느껴진다. 또 한국적인 미의식은 자연과 상생하며 자연스러움을 표현하기 위하여 과장이나 왜곡이 없는 소박함이나 균형감 있는 좌우 대칭적인 자연의 순환원리가 지속가능한 디자인의 방향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고, 한국인으로서 가장 익숙하므로 독창성을 발휘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어 디자인의 모티브로 반닫이를 선택하여 한국적인 미학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지역마다 개성이 다르게 나타나는 반닫이 중 경기반닫이를 본 작품의 모티브로 활용하고자 한다. 경기반닫이의 금속장석인 귀장식과 감잡이, 앞바탕과 입체감을 표현하는 감잡이까지 모두 직선적인 형태로 간결한 선과 명확한 면으로 대칭을 이루고 있어 화려하지 않은 절제된 모던함이 느껴진다(Fig. 2). 이러한 표면적 특징을 활용하여 경기반닫이에서 볼 수 있는 균형감과 구조적 조형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디자인을 전개하고자 한다.

Fig. 2.

Gyeonggibandaji, www.emuseum.go.kr.

경기반닫이는 들쇠와 배꼽 장식을 제외한 다른 장석들의 형태가 모두 직선적인 형태이며 적당한 여백과 간격을 두고 대칭으로 붙어있는데, 이러한 형태는 다른 지역 반닫이와는 다른 절제미가 느껴진다. 유일하게 입체감을 보여주는 사각뿔 형태의 광두정은 직선적인 면 분할에 긴장감을 조성하는 파격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나무가 가진 자연스러운 재질감과는 대조되는 차가운 금속의 대비를 캔버스와 가죽의 대비로 표현하고, 대칭의 구도에 단조로움을 깨는 역할은 사각뿔 스터드를 사용하여 촉각적 재미를 더하였다. 이러한 경기반닫이의 표면적 특성을 활용하여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가방디자인의 요소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3.2. 디자인 기획 및 전개

가방의 형태는 경기반닫이 형태의 비율과 같이 가로길이 직사각형으로 하였고, 전면을 장식하고 있는 금속장석인 앞바탕과 귀장식, 감잡이, 광두정의 4가지만을 활용하여 경기반닫이의 표면 형태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에서 볼 수 있는 소박하고 단정한 절제미와 대칭 구조에서 보여주는 균형감과 모던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전통 가구인 경기반닫이에서 영감받아 한국의 미와 현대적 감성을 더한 반닫이 가방을 디자인이 전개되는 다섯 가지 테마로 경기반닫이의 금속장석을 그대로 재현한 흔적(Trace), 흔적의 표면 형태를 뒤집은 반전(Decalcomanie), 표면장식의 크기와 개수의 변화를 준 변형(Déformer), 가죽의 위치를 이동시켜 새로운 형태의 패턴을 만든 반복(Repetition)과 패브릭 물감으로 드로잉한 우연(Contingency)으로 선정하였다.

가방의 형태는 박스형과 평면형의 두 가지 형태를 기본으로 손잡이형과 어깨 줄이 달린 숄더형으로 제작하였다. 소재는 에코백으로 많이 사용되는 면 캔버스로 한정하여 화이트와 블랙색상으로, 사이즈는 A4가 들어가는 작은 사이즈와 15인치 노트북이 들어갈 수 있는 큰 사이즈로 제작하였다(Fig. 3).

Fig. 3.

Bag style.

Bandaji Bag Motif

반닫이 가방의 제작은 재료들을 덧붙이는 아플리케 기법과 그림을 그려 표현하는 드로잉 기법을 활용하였고, 연구자가 사용한 소재 위에 소재를 붙여 재료를 축적시켜 표현하는 아상블라주 기법을 활용하였다. 장식으로 사용되는 소재는 천연가죽과 금속 스터드를 사용하였다. 천연가죽은 오래 사용할수록 부드러워지고 착석감이 좋아지며 반닫이 가방의 형태 보존에도 도움이 될 수 있고, 가죽과 대비되는 질감의 금속 스터드로 입체감을 더했다. 가죽의 색상은 한국 전통의 색인 색동을 사용하였다. 한국적 이미지에 맞게 전통의 색을 사용하여 다채색의 경쾌함을 줌과 동시에, 디자인의 다양성을 위하여 서울색과 트렌드 컬러인 네온 컬러를 추가하였다.

디자인 전개는 다섯 가지 테마에 따라 경기반닫이의 표면 디자인의 위치를 따라가며 흔적을 남기듯이 금속장석의 형태를 그대로 가죽 패치로 제작하여 문양을 재현한 흔적과 흔적의 형태를 반전시켜 한 장의 가죽 패치로 제작한 반전이 있다. 또 귀장식의 크기를 키우고 감잡이의 개수에 변화를 주어 경기반닫이의 전체적인 이미지는 유지하며 디자인을 전개한 변형과 귀장식과 감잡이의 가죽 패치의 위치를 이동시켜 기하학적 패턴으로 다양하게 변화를 주며 의외의 효과를 준 반복이 있다. 마지막으로 앞의 전개된 디자인을 토대로 표면장식의 문양을 드로잉하고 기하학적 문양의 공간을 색과 패턴으로 채워서 파편화된 이미지를 표현한 우연의 다섯 가지로 선정하였고, 각 테마별로 3개~8개의 가방디자인을 제시하였다.

3.3. 제작 과정

한국 전통가구 반닫이의 조형요소를 활용하여 디자인한 가방을 제작하는 과정이다. 반닫이의 금속장석인 앞바탕과 귀장식, 감잡이를 기하학적인 형태의 가죽 패치로 제작하여 덧붙이는 아플리케 기법을 활용하였다. 과거의 아플리케가 복원의 기능성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현재의 아플리케 기법은 미적 안목을 높이고 완성도 높은 작업을 위한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Wang, 2014).

가죽 재단을 위하여 금속장석의 형태의 철형을 제작하였다(Fig. 4, 5). 또 크기를 키운 귀장식의 철형도 함께 제작하여 작업의 효율성을 더하였고, 철형 재단을 하고 남은 나머지 귀장식과 감잡이의 가죽 패치는 반닫이 가방의 다양한 표면 연출에 활용하였다. 철형의 활용은 많은 양의 가죽을 재단하는데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균일한 크기의 재단이 가능하고 가죽의 단면을 깔끔하게 잘라내는 장점이 있다(Fig. 6). io재단이 끝난 가죽패치는 재단 면의 가장자리에 엣지 코트(edge coat)를 발라 코팅하여 마감하는데 이는 가죽의 수분흡수와 오염을 방지하거나 심미성을 증대시키는 목적으로 사용한다(Fig. 7). 엣지 코트는 가죽의 색채에 맞게 조색하여 사용하기도 하고 투명한 것을 사용하기도 한다. 가죽의 광택에 따라 유광, 무광 등으로 선택하여 사용하는데 롤러나 붓, 스펀지 등을 이용하며 적당한 열을 가하면 건조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Fig. 4.

Leather cutting tool.

Fig. 5.

Press cutting.

Fig. 6.

Cutted leather.

Fig. 7.

Edge coat.

다음은 바느질 할 곳에 구멍을 뚫기 위한 선 표시 작업을 하는데, 디바이더(dividers)로 3mm의 간격으로 선을 그어 가죽에 표시한다. 그 선 위에 목타(chisel)를 대고 망치로 쳐서 타공하는데 힘을 많이 가해야 하고 그 소리도 커서 타공 시 핸드프레스를 사용하기도 한다. 바느질 땀의 간격은 2mm∼6mm까지 너비가 다양하며 목타의 날 개수 또한 2날부터 10날까지 선택할 수 있다. 목타 사용 시 첫 번째 타공 후 두 번째 목타는 마지막 1~2개의 구멍을 겹치게 사용해야 바느질 구멍의 선이 비뚤어지지 않는다(Fig. 8). 본 작품 제작의 작업에서는 가죽패치의 크기가 작아서 3 mm 간격 2날과 6날의 목타를 사용하였다.

Fig. 8.

Leather punching.

가죽의 부착은 가죽공예용 실을 사용하여 귀장식과 감잡이의 외곽라인을 모두 바느질하여 견고함을 높이고, 가죽의 4면 중 위쪽 면을 제외한 3면만 봉제하여 포켓으로 활용하여 가방의 실용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가죽을 봉제할 때 쓰이는 새들스티치(saddle stitch)는 2개의 바늘을 동시에 교차하면서 사용하여 홈질하는 방법으로 재봉틀을 사용한 것과 비슷한 느낌을 주며 견고성이 높지만, 수작업의 느낌은 없어 본 작품에서는 하나의 바늘로 홈질하여 손바느질의 느낌을 살리고자 하였다(Fig.9 10). 타공을 끝낸 가죽은 캔버스 가방에 본드를 사용하여 붙이는데 바느질을 바르게 하기 위한 임시 고정용이므로 본드는 소량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가죽 패치가 캔버스 백에 자리를 잡으면 가죽용 실로 바느질 하는데 실의 색채나 굵기에 따라 디자인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죽은 오래 사용하다 보면 늘어날 수 있으므로 가죽용 실은 내구성이 강한 린넨사나 폴리소재의 실을 사용하였다. 손으로 바느질을 하는 작업에는 올이 잘 풀리지 않는 코팅된 비니모를 사용하였다. 가죽과 동일한 색상의 실을 사용하기도 하고, 바탕색과 보색이 되는 실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시각적으로 더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가 되어 보는 재미를 줄 수 있기도 하다. 바느질이 끝나면 마지막으로 금속 스터드를 패치 사이사이에 광두정을 장식으로 활용하여 입체감을 나타냈다. 스터드의 색상도 가죽 패치의 색상와 같이 다양한 색을 사용하였는데, 그 형태는 광두정의 모양과 같은 사각뿔 형태를 사용하여 반닫이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고자 했다(Fig. 11).

Fig. 9.

Badajibag leather.

Fig. 10.

Sewing leather.

Fig. 11.

Bandaji bag.


4. 디자인 제시

4.1. 흔적

Trace의 반닫이 가방 제작에는 가죽과 다양한 색상의 스터드를 사용하여 경기반닫이의 표면 디자인을 따라 흔적을 남기둣이 형태를 그대로 재현하고자 하였다. 금속장석을 표현하기 위하여 앞바탕과 귀장식, 감잡이를 납작한 스터드를 연속적으로 부착하여 사각형을 표현하거나, 가죽 패치로 제작하여 캔버스 가방에 덧붙이는 방법을 활용하였다. 앞바탕의 형태는 크기를 줄여 형태에 변화를 주었고, 광두정은 사각뿔 형태의 입체적인 금속 스터드를 활용하여 재질감의 차이를 주었다.

Trace 1은 귀장식과 감잡이, 앞바탕의 모양을 납작한 스터드로 형태를 재현한 반닫이 가방으로 골드와 실버의 스터드를 사용하였다(Fig. 12). 경기반닫이의 직선적인 금속장석의 표면이 여러 개의 작은 모양의 스터드를 사용하여 간결하고 현대적인 모던함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Trace 2와 Trace 3은 경기반닫이의 금속장석을 가죽으로 대체해 보았다. 귀장식과 감잡이, 앞바탕의 가죽 패치를 손바느질하여 핸드메이드의 느낌을 살리고자 하였고, 이렇게 부착한 13장의 가죽 패치는 기하학적인 선과 명확한 면으로 표현되어 좌우대칭을 이루며 일정한 질서를 잘 보여주고 있다. 또 광두정은 높이가 있는 사각뿔 형태의 스터드를 가죽의 색과 맞추어 사용하여 평면적인 가방에 입체감을 주었다. 면 캔버스의 소재와 대비되는 가죽 소재를 활용하고 다이아몬드 형태의 스터드를 부착하여 명확한 공간구성을 보여주었다.

Fig. 12.

Trace 1.

가죽 패치의 색은 한국의 색동을 연상하며 사용하였으며, 봉제한 실은 가죽과 같은 색의 실을 사용하기도 하고 가죽과 보색의 실을 사용하여 보는 재미를 더하고자 하였다(Fig. 13, 14).

Fig. 13.

Trace 2.

Fig. 14.

Trace 3.

4.2. 반전

Decalcomanie는 ‘흔적’의 표면 형태를 반전시켜 표현한 것으로 귀장식과 감잡이를 한 장의 가죽에 음각으로 뚫어 앞바탕을 제외한 귀장식과 감잡이의 위치에 12장의 가죽을 붙이는 대신 Decalcomanie 1, 2, 3과 같이 귀장식과 감잡이의 형태로 뚫린한 장의 가죽을 가방의 전면에 덧붙여 표현한 것이다(Fig. 15, 16, 17). 한 장의 가죽에 반복되는 형태의 귀장식과 감잡이가 죄우 대칭으로 전개되어 단조롭고 절제된 조형 감각을 보여줌과 동시에 모던하고 간결하다. 이러한 도형의 반복과 대칭은 단순 명쾌하여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가죽 위 광두정을 표현한 사각뿔 형태의 스터드는 반복되는 기하학적 형태 사이에서 입체감을 더하여 대칭 구도의 단조로움을 깨는 역할을 한다. 이것은 오브제 위에 오브제를 쌓아 3차원의 입체적인 효과를 만드는 아상블라주 기법을 시도해 본 것이기도 하다.

Fig. 15.

Decalcomanie 1.

Fig. 16.

Decalcomanie 2.

Fig. 17.

Decalcomanie 3.

가죽의 색은 한국의 색동을 고려하여 여러 가지 색을 수용하였으며, 현대적인 분위기를 부여하기 위하여 서울색과 Decalcomanie 4와 같이 포인트로 네온 컬러를 활용하였다(Fig. 18). 또 가죽과 어울리는 실의 색도 가방의 디자인과 이미지에 크게 작용하므로 가죽실은 가죽과 동일한 톤의 실을 사용하거나 캔버스 가방과 같은 블랙의 실로 손바느질 하여 핸드메이드의 느낌을 강조하였다. 광두정의 스터드는 역시 사각뿔 형태를 사용하여 입체감을 표현하고, 가방의 색과 같은 Decalcomanie 5의 블랙의 가죽에는 블루, 레드 등 비비드한 색의 실과 스터드를 사용하여 금속장석 형태를 강조하여 보는 재미를 더하였다(Fig. 19).

Fig. 18.

Decalcomanie 4.

Fig. 19.

Decalcomanie 5.

4.3. 변형

경기반닫이의 금속장석 중 모서리를 보호하는 귀장식의 크기를 키우고 손잡이인 감잡이의 개수를 줄이거나 생략하여 표면장식의 변화를 주어 디자인을 Déformer 하였다. 처음의 디자인인 ‘흔적’의 이미지는 유지하면서 장식의 문양에 변화를 주어 디자인을 변형하여 전개하였고, 새로운 디자인으로 변화시키며 보는 이로 하여금 호기심을 유발하고 흥미를 느낄 수 있게 유도하였다. 또 귀장식의 크기를 키우고 감잡이의 개수를 8개에서 6개로 줄여 새로운 조형미를 보여주었고, 크기를 키운 귀장식만 활용하여 디자인에 적용하기도 하였다. 모든 사물은 특징적인 성질과 모양, 크기를 지니는데 조금의 변화만 주어도 시각적인 충격과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은유적 표현이 가능하다(Kim, 2001). 따라서 반닫이 가방에도 표면장식에 크기나 개수의 변화인 조그마한 변화만으로도 시각적 재미를 더할 수 있었다. 반닫이의 금속장석 중 모서리를 보강하는 역할을 하는 귀장식은 한글의 ‘ㄱ’과 같은 형태로 4개에서 6개까지 볼 수 있는데, 변형의 반닫이 가방에서는 4개를 사용하였고, 그 크기를 약 4배 키워서 디자인에 변형을 주었다. Déformer 1, 2, 3은 크기를 키운 귀장식의 가죽은 캔버스 가방의 각 모서리에 부착하여 변형된 반닫이의 형태를 표현하였다. 또 광두정을 귀장식의 가죽 위에 붙여 아상블라주의 기법을 활용한 디테일을 표현하였다(Fig. 20, 21, 22). 크기가 큰 가죽을 활용하여 형태의 변형을 준 반닫이 가방은 적절한 면분할이 균형을 잘 이루고 있다. 또 Déformer 4는 크기를 키운 귀장식과 함께 감잡이 가죽과 광두정의 스터드로 전개한 디자인은 귀장식을 캔버스 가방의 위쪽 모서리에, 6개의 감잡이는 바닥쪽에 나란히 붙이고 빈 공간은 광두정의 사각 스터드로 장식하여 면분할을 시도하였다(Fig. 23). 이는 경기반닫이와는 조금 다른 이미지의 변형으로 대칭의 구도와 모던한 감성이 시각적 안정감을 보여준다. 이 또한 아상블라주 기법을 활용하여 가죽 위에 광두정으로 사용한 스터드를 부착하여 입체감을 표현하였는데, 가죽의 크기가 커진 만큼 스터드의 사이즈도 다양하게 부착하여 변화를 주고자 하였다.

Fig. 20.

Deformer 1.

Fig. 21.

Deformer 2.

Fig. 22.

Deformer 3.

Fig. 23.

Deformer 4.

4.4. 반복

Repetition은 귀장식과 감잡이의 위치를 이동시켜 경기반닫이의 표면 형태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기하학적 패턴을 창출하여 디자인 전개를 시도하였다. 가죽의 위치를 이동시켜 사각형의 형태가 반복되는 효과를 활용하고, 새로운 형태의 문양을 기하학적으로 배치하여 한국적이고 모던한 느낌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Repetition 1, 2는 가죽 패치 12장을 반닫이의 귀장식, 감잡이의 위치가 아닌 다른 기하학적 문양으로 배치하여 하나의 패턴으로 표현하였다. 정사각형 안에서 표현되는 가죽 패치의 형태는 단순하지만 패턴화된 한국적인 문양의 장식적인 효과를 보여준다(Fig. 24, 25). 또 Repetition 3, 4는 패턴화시킨 문양을 마름모의 형태로 이동시켜 변화를 주기도 하고 감잡이의 가죽패치 개수를 줄여 패턴의 변화도 시도하였다(Fig. 26, 27). Repetition 5, 6은 귀장식의 크기를 변형한 가죽 패치의 위치를 이동하여 새로운 표면 디자인을 시도하였는데, 사각형의 모서리를 단순화시킨 기하학적 형태로 심플하고 모던한 문양으로 나타낼 수 있었다(Fig. 28, 29). 이는 적절한 면 분할을 간결하게 보여줌으로써 질서와 균형미를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다. Repetition 7, 8은 귀장식의 방향을 바꾸어 사각형이 아닌 다른 형태의 도형으로 디자인 전개했는데, 원래 크기의 작은 귀장식의 가죽 패치를 추가하여 변형을 시도하였다(Fig. 30, 31). 이것은 또 다른 기하학적인 형태를 띄면서 새로운 이미지로 연출되는 장식 문양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철형 재단에서 남은 가죽들을 활용하여 반닫이가 아닌 다른 형태의 위치로 이동시킴으로써 보여주는 의외성은 보는 이들에게 재미를 주고 시선을 집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오브제의 위치이동은 강한 재미를 전달하는 방법일 뿐만 아니라 기존의 의식의 틀을 깨는 발상의 전환으로 디자인의 새로움과 개성을 표현하는데 좋은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Lee, 2009).

Fig. 24.

Repetition 1.

Fig. 25.

Repetition 2.

Fig. 26.

Repetition 3.

Fig. 27.

Repetition 4.

Fig. 28.

Repetition 5.

Fig. 29.

Repetition 6.

Fig. 30.

Repetition 7.

Fig. 31.

Repetition 8.

4.5. 우연

Contingency는 앞서 전개한 네 가지 테마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패브릭 물감을 사용하여 기하학적 패턴의 효과를 드로잉으로 표현하였다. 귀장식의 크기를 키우고 그 공간을 드로잉으로 채우다 보니 예기치 않게 새로운 패턴의 장식으로 변화된 디자인으로 전개하게 되었다. 또 모던한 느낌을 기하학적인 도형으로 나타내기 위하여 여러 조각으로 나누고 쪼개어 드로잉을 하다보니 패턴의 분해가 일어나게 되었다. Contingency 1은 공간에 레드와 그레이 컬러로 카무플라주의 강한 패턴을 그려 넣어 단조로운 디자인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재미를 더하였다(Fig. 32). Contingency 2의 블랙과 Contingency 3의 화이트의 귀장식에는 스트라이프와 체크의 반복적인 패턴이나 원의 반복과 같은 기하학적인 문양을 넣어 밀도감을 주었다(Fig. 33, 34). 기하학적 형태의 반복은 단순하고 명쾌한 느낌을 주며 시선을 분산시키지 않고 집중시키는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Kim, 2010).

Fig. 32.

Contingency 1.

Fig. 33.

Contingency 2.

Fig. 34.

Contingency 3.

귀장식이 배치되는 위치에 따라 반닫이 가방의 디자인에도 다양한 변화를 줄 수 있었다. 네 개의 귀장식이 모여있어 작은 사각형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형태는 모던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주고, 귀장식이 반닫이 가방의 모서리에 있을 때는 경기반닫이의 전통적이고 구조적인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Contingency 4, 5는 귀장식의 구도를 변화시키는 과정에서 네개의 요소를 연결시켜 하나의 큰 사각형의 새로운 문양을 만들기도 하고, 그 공간을 레오파드의 동물 패턴으로 채워넣기도 하였다(Fig. 35, 36) 동물의 패턴은 자연의 생명력과 힘이 느껴지게 하는 능력이 있으며 비비드한 색채로 강한 대비를 주어 화려하게 표현하였다(Chung, 2012). 이렇게 가방디자인에 연구자의 드로잉을 추가함으로써 창의력이 돋보이는 디자인을 창출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하나밖에 없는 유일한 작품으로서의 반닫이 가방을 제작할 수 있었다.

Fig. 35.

Contingency 4.

Fig. 36.

Contingency 5.


5. 결 론

가방은 기능성과 장식성이 결합된 대표적인 패션 액세서리로 개인의 아이덴티티와 개성을 표현하고 패션을 완성시키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적 요소뿐만 아니라 사회적, 윤리적 가치를 지닌 지속가능성을 표방하는 에코백이 다양한 디자인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버려지는 소재를 재활용하여 만드는 업사이클링 백도 나타나고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지속가능성의 환경적·문화적 측면을 고려하여 한국 전통가구인 반닫이의 형태에서 영감받은 가방디자인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한국 전통가구 반닫이의 조형적 특성을 분석하고 그 조형미를 분석하였다. 역사와 문화적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에코백의 소재인 캔버스 가방에 예술성이 강화된 창의적인 디자인을 더하여 한국적 미감을 가진 반닫이 가방 디자인을 개발하고 제작하는 것이 본 연구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한국적인 미감을 반영하기 위해 전통의 아름다움과 현대의 모던함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경기반닫이를 선정하여 그 조형적 특성을 고찰하였다.

경기 반닫이의 표면을 장식하고 있는 금속장석은 다른 지역의 반닫이와는 달리 그 형태가 모두 직선적이고 모던한 이미지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특성을 활용하여 가방 디자인에 간결하고 소박한 한국적 아름다움을 현대적이고 모던하게 표현하고자 하였다. 나무가 가진 자연스러운 재질감은 캔버스로, 대조되는 차가운 금속은 가죽과 스터드를 사용하여 소재의 대비를 보여주었다.

디자인의 전개에 활용되는 색상으로 한국의 색인 색동의 오방색을 사용하였고, 디자인의 다양성을 위하여 서울색과 트렌드 컬러인 네온 컬러를 더하였다.

경기반닫이의 형태적 특성 활용하여 흔적, 반전, 변형, 반복, 우연의 5가지의 테마로 디자인을 전개할 수 있었다.

첫째, 흔적은 경기반닫이의 표면 디자인을 따라가며 흔적을 남기듯이 금속장석의 위치와 형태를 그대로 재현한 디자인으로 캔버스 가방에 12장의 가죽과 금속 스터드를 사용하였다. 둘째, 반전은 흔적의 표면 형태를 반전시킨 디자인으로 귀장식과 감잡이를 한 장의 가죽에 음각으로 뚫어 12장의 가죽 패치를 붙이는 대신 귀장식과 감잡이의 형태로 뚫린 한 장의 가죽을 가방의 전면에 덧붙여 제작하였다. 반전의 반닫이 가방은 다른 디자인의 가방에 비해 크기가 큰 한 장의 가죽을 활용함으로 전면에 가죽은 포켓으로 활용이 가능하고, 가죽의 색에 따라 가방의 이미지도 달라짐을 알 수 있었다. 셋째, 변형은 귀장식의 크기를 키우고 감잡이의 개수를 줄이거나 생략하는 등 표면 형태를 응용하여 변화를 주었다. 이는 처음 디자인인 흔적과 같이 전통적인 느낌은 유지하지만 크기와 개수만을 바꾸어 새로운 디자인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다. 넷째, 반복은 가죽의 위치를 이동시켜 새로운 형태의 기하학적 패턴을 창출하여 디자인을 전개한 것으로 경기반닫이와는 또 다른 표면 형태의 디자인을 보여주었다. 반복의 디자인은 반닫이의 장석에서 느껴지는 한국적인 미감과는 또 다른 전통 문양의 장식적인 효과를 발견할 수 있었다. 마지막 우연의 반닫이 가방은 기하학 패턴을 패브릭 물감으로 드로잉하여 귀장식과 감잡이의 공간을 채우고 새로운 패턴의 장식과 변화된 디자인으로 전개하였다. 모던한 느낌을 기하학적인 도형으로 표현하기 위하여 여러 조각으로 나누고 쪼개면서 우연한 효과의 패턴 분해를 발견하였다.

이상과 같은 연구를 통하여 한국의 전통미를 지닌 반닫이 가방 디자인을 개발하였다. 디자인과 작품 제작을 한정된 시간에 용이하게 하기 위해 디자인 과정에서 반닫이 가방의 형태, 소재, 색채 등을 더 다양하게 활용하지 못한 한계가 아쉬움을 남으며, 이는 다음을 기약하고자 한다.

본 연구는 한국적 미학을 반영하면서 지속가능한 가방을 제작하는 방법론을 제안했다는 점과 나아가 아상블라주 기법을 가방디자인에 도입하고, 연구자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디자인의 반닫이 가방 디자인을 제시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연구의 의의가 있다. 한국적 조형미를 활용하고자 하는 디자인에 반닫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한국의 문화재나 미술품들의 조형적인 아름다움을 활용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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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Detailed name of Bandaji chest.

Fig. 2.

Fig. 2.
Gyeonggibandaji, www.emuseum.go.kr.

Fig. 3.

Fig. 3.
Bag style.

Fig. 4.

Fig. 4.
Leather cutting tool.

Fig. 5.

Fig. 5.
Press cutting.

Fig. 6.

Fig. 6.
Cutted leather.

Fig. 7.

Fig. 7.
Edge coat.

Fig. 8.

Fig. 8.
Leather punching.

Fig. 9.

Fig. 9.
Badajibag leather.

Fig. 10.

Fig. 10.
Sewing leather.

Fig. 11.

Fig. 11.
Bandaji bag.

Fig. 12.

Fig. 12.
Trace 1.

Fig. 13.

Fig. 13.
Trace 2.

Fig. 14.

Fig. 14.
Trace 3.

Fig. 15.

Fig. 15.
Decalcomanie 1.

Fig. 16.

Fig. 16.
Decalcomanie 2.

Fig. 17.

Fig. 17.
Decalcomanie 3.

Fig. 18.

Fig. 18.
Decalcomanie 4.

Fig. 19.

Fig. 19.
Decalcomanie 5.

Fig. 20.

Fig. 20.
Deformer 1.

Fig. 21.

Fig. 21.
Deformer 2.

Fig. 22.

Fig. 22.
Deformer 3.

Fig. 23.

Fig. 23.
Deformer 4.

Fig. 24.

Fig. 24.
Repetition 1.

Fig. 25.

Fig. 25.
Repetition 2.

Fig. 26.

Fig. 26.
Repetition 3.

Fig. 27.

Fig. 27.
Repetition 4.

Fig. 28.

Fig. 28.
Repetition 5.

Fig. 29.

Fig. 29.
Repetition 6.

Fig. 30.

Fig. 30.
Repetition 7.

Fig. 31.

Fig. 31.
Repetition 8.

Fig. 32.

Fig. 32.
Contingency 1.

Fig. 33.

Fig. 33.
Contingency 2.

Fig. 34.

Fig. 34.
Contingency 3.

Fig. 35.

Fig. 35.
Contingency 4.

Fig. 36.

Fig. 36.
Contingency 5.

Table 1.

Aesthetic characteristics of Bandaji by region

Region Bakchunbandaji Gyeonggibandaji Gangwhabandaji Gaesungbandaji
Bandaji chest
Image 1. Bakchunbandaji, Korean traditional wood furniture(2006). p 143.

Image 2. Gyeonggibandaji, www.emuseum.go.kr

Image 3. Gangwhabandaji, Korean traditional wood furniture(2006). p 143.

Image 4. Gaesungbandaji, www.emuseum.go.kr
Aesthetics Irin onarment geometric pattern
Fancy onarment Missing gwangdujeong
Modern onarment with a linear shape Pyramid gwangdujeong Letter-shaped onarment Belly button decoration Curved legs Gloss tin decorated only in part
Bobbin shaped lock
Region Chungmubandaji Goheungbandaji Najubandaji Jejubandaji
Bandaji chest
Image 5. Chungmubandaji, www.emuseum.go.kr

Image 6. Goheungbandaji, Korean traditional wood furniture(2006). p 145.

Image 7. Najubandaji, Korean traditional wood furniture(2006). p 141.

Image 8. Jejubandaji, Korean traditional wood furniture(2006). p 141.
Aesthetics 卍, cloud-shaped openwork on metal onarment Round guijangsik decorative form Swallow tail hinge Rhombus onarment Belly button Wooden pattern Only belly button onarment and hinge Modern decoration Thick and strong onarment
Masculine intensity

Table 2.

Bandaji Bag Motif

Motif Bag design
1. Trace
2. Decalcomanie
3. Déformer
4. Repetition
5. Contingenc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