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n Fashion and Textile Research Journal
[ Article ]
The Korean Fashion and Textile Research Journal - Vol. 26, No. 2, pp.151-165
ISSN: 1229-2060 (Print) 2287-5743 (Online)
Print publication date 30 Apr 2024
Received 24 Nov 2023 Revised 28 Feb 2024 Accepted 06 Mar 2024
DOI: https://doi.org/10.5805/SFTI.2024.26.2.151

패션에서의 패러디 변화양상에 관한 연구

정정희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
A Study on the Patterns of Parody Change in Fashion
Jung-hee Jung
Dept. of Clothing & Textile, Sungkyunkwan University; Seoul, Korea

Correspondence to: Junghee Jung E-mail: j1728@nate.com

©2024 The Korean Fashion and Textile Research Journal(KFTRJ). This is an open access journal. Articles ar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52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4.0), which permits unrestricted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Abstract

This study examines the creation method using parody in fashion, which has changed from the first half of the 20th century to the present day, by considering the creation method expressed in art. A literature review and case studies were conducted for this research method. The scope of this case study was to examine designer works that attempted an artistic approach, focusing on contemporary fashion in the 20th century to the present. First, it was found that parody, as a creative method in fashion, creates works that reflect designers' new perspectives or perspectives in the form of variations that vary from time to time. Second, the forms of variation that vary from time to time demonstrate Poire's imitation technique in the modernist era. Imitation and critical parody techniques were used in the postmodern era. In the post-contemporary era, the extended parody-type appropriation and re-transmission techniques were used. Third, when comparing creation techniques using parody in art and fashion by period, it was found that the fashion technique, which followed the creation technique in art, adopted the same method as the art technique, as it approached recently.

Keywords:

fashion creation, parody, appropriation, re-appropriation, bricolage

키워드:

패션 창조, 패러디, 전유, 재전유, 브리콜라쥬

1. 서 론

현시대의 사회 문화적인 기호로 대표되는 것 가운데 하나가 패션(fashion)이다. 이는 패션이 전달하는 스타일이 단순한 양식이나 유행의 개념에 그치지 않고 일종의 코드(code)이며 그 자체로 하나의 미디어로서 기능하기 때문이다(Kim et al., 2005). 과거 패션이 사회적 신분의 상징물로서 작용하던 시대가 존재했었지만, 이제는 평면과 입체, 시간적· 물리적 운동성과 정물성이 결합하여 그 자체로서 인간의 존재가치를 드러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패션 특유의 시각성으로 인해 개인의 정체성과 연관된 패션의 기능이 강화됨으로서, 여타의 집단들에서 정체성의 소통이 이루어지게 되기도 하였다. 패션은 동시대 문화의 반영이자 동시대의 정신을 비추는 거울이며(Gill, 1998) 근본적으로 각 시대의 사회 문화적 특성을 담는 형식이며 시간적 은유를 통하여 문화를 재구성하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예술이다(Tucker, 2000/2003).

예술은 일상 경험의 대상이나 사건의 충실한 문자 그대로의 복제(Stolinitz, 1960/1991)라는 뜻이다. 20세기 초는 다양한 변형과 상이한 용어인 모사, 이미지, 반영, 가장, 모조, 복사 그리고 재현들이 나타났으나 일반적으로 예술이 현실을 모방한다는 견해가 유럽 문화를 지배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예술은 예술의 모방이 되었다. 이것은 기존의 예술작품들이 예술의 오브제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술가들은 불가피하게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작품을 통해 전달하게 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또 다른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이미지를 만드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Baucheron & Routex, 2013/2014). 따라서 한 시대에 성역으로 간주되었던 예술작품들을 새롭게 해체, 조립한다는 것은 새로운 변주를 통한 새로운 창의력 개발의 또 다른 방법론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여겨진다.

예술 작품으로 현대의 옷은 과거의 시대가 요구하는 이상적인 인체를 만들어내는 도구를 넘어서 디자이너의 예술의지를 표현한다(Yun, 2008). 미국의 패션 역사학자 Hollander(1993)는 「옷을 통해 보기(Seeing Through Clothes)」에서 옷은 사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과 같으며 예술과 옷은 이미지를 만드는 창조적 전통에서 연결된 연결고리로 보았다. 이러한 관점에서 Muller(2000)는 20세기는 패션과 예술이 상호 영향을 끼치며 새롭고 많은 아이디어들이 생성되었고, 예술적 표현을 위해 패션에 접목하는 시각들이 발생된 시기라 하였다. 1910년대에는 미술가와 디자이너 간의 협력을 통해 미술과 패션이라는 두 세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에서 이러한 관계가 강화되었다(Duggan, 2001). 1960년대 이후로 예술과 패션을 구분하는 경계가 지속적으로 모호해졌는데 그것은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이 1965-66년 겨울 컬렉션에서 몬드리안 드레스(Mondrian dress)를 선보였을 시점이다(Brand & Teunissen, 2010). 이 시점에서 패션은 또한 개념, 아이디어, 정치적 이상을 표현하는 매개체가 되었다. 1980년대에 들어 패션의 예술성이 인정되기 시작하면서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파리의 루브르 미술관 같은 곳에서 전시가 열리면서 두 장르의 교류가 자연스러워졌다. 특히 1990년대에 들어서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영향으로 시각예술 전반에서는 탈장르화 현상이 일며 모든 것의 경계가 사라졌다. 패션도 미술의 영역에 더 가까이 접근해가면서 미술과 패션의 결합이라는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1990년대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의 한스 벨머(Hans Bellmer)를 비롯하여 2000년대 이후에는 릭 오웬스(Rick Owens)의 레이 보워리(Leigh Bowery), 그리고 뎀나 바잘리아(Demna Gvasalia)의 듀안 핸슨(Duane Hanson) 등의 사례에서 창조방법으로서 재전유 방식을 찾아 볼 수 있다(Jung & Yim, 2021).

이와 같은 패션에서의 예술적 접근을 위한 창조 방법이나 기법과 관련된 선행연구로는 창조방법에 관한 연구(Lee, 2002)와 창조방법 중 모방(Hong et al., 2011), 패러디(Go, 1994; Jin, 2001; Lee, 1998; Yang & Kim, 1996) 와 혼성모방(Jin & Park, 2000; Shin, 2008; Yang & Kim, 2000; Ye & Yim, 2016; Yim, 2011; Yim, 2009), 차용(Han, 2014; Lee, 2001; Liu, 2018; Park, 2000), 전유(Jung, 2022; Jung & Yim, 2021; Kim & Park, 2021; Lee & Yim, 2020; Lee, 2019)에 관한 연구 등이 이루어졌으나 대부분의 연구가 창조기법의 일부분만 다루고 있을 뿐 20세기에서부터 21세기까지의 변화된 오늘날 패션에서의 패러디 창조 방법에 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하다.

이에 본 연구의 목적은 20세기부터 현시점까지의 예술에서 표현되는 창조방법의 고찰을 통해 20세기전반에 걸쳐 오늘날까지의 변화된 패션에서의 패러디를 이용한 창조방법을 고찰하는데 있다. 본 연구가 광범위한 시기를 고찰함에 있어 변화된 현재의 사례작품 고찰이 부족할 수 있으나 시대적인 변화에 따른 패션에서 창조연구는 현재 또는 앞으로의 패션의 흐름을 이해하는데 있어 학술적으로 의미 있다. 더불어 패션 산업적으로는 패러디 창조방법의 사례를 디자인 작품을 통해 분석함으로써 패션디자인의 방법적인 측면으로 디자이너의 독창성과 창조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가능성 즉 인식의 재구조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나아가 패션을 통해 현재를 바라보는 생각의 지평을 넓혀주는데 있다고 하겠다.

연구방법은 문헌연구와 사례연구를 병행하였다. 패션에서 창조 방법에 관한 이론적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예술 관련 문헌과 자료를 조사하였다. 패션디자인에서의 패러디 창조 방법과 관련된 사례 고찰을 위해 패션 서적을 통한 문헌연구와 전시도록, 전시작품, 기사, 패션전문지 및 패션관련전문사이트 등을 통한 사례연구를 진행하였다. 사례 연구범위는 20세기 현대패션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사례를 중심으로 변화된 흐름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2. 예술에서의 패러디

2.1. 패러디 개념 및 유형 분류

패러디(parody)란, 그리스어 ‘파로데이아(parodeia)’에서 유래(Hutcheon, 1984/1998)한 말로 본래 “다른 사람의 곡조(ode)에 따라(para) 부르는 노래”라는 뜻이다(Lee, 2010). 단순히 합창이나 돌림노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늘날 패러디는 다른 작품을 흉내 내거나 모방하는 것을 넘어 해당 작품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폭로함으로써, 그 안에서 전이(轉移)를 일으키는 것을 의미한다고 이해되고 있다. 패러디는 원래 개작 시문 혹은 익살스러운 변곡이라는 뜻을 지니는 용어이지만 주로 명작의 문체나 작품의 형식만을 모방하고, 그 결과는 전혀 다른 내용을 표현하며 해학적인 효과를 던지는 것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그 기원을 찾는다면 기원전 7, 8세기의 그리스에까지 거슬러 갈 수 있어서 각 시대마다 패러디가 존재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패러디는 역사를 초월하는 공통점은(Hutcheon, 1984/1998) 없기 때문에 시대와 장소에 따라 무수한 변화와 다양성을 지니는 개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패러디라는 용어는 주로 음악적인 것에 사용되고, 문학적인 경우에는 패스티쉬(pastiche), 미술적인 경우에는 캐리커처(caricature)라고 부르기도 한다(Lee, 2010).

패러디에 대한 넓은 개념으로 Rose(1979)는 과거의 작품의 관습에 비추어 봄으로서 작품형식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자하는 폭넓은 이해에 기반을 두었다. 캐나다의 문학 이론가 Hutcheon(1984/1998)은 좁은 의미의 패러디는 일반적으로 이미 알려진 명화나 이미지를 모방하여 우스꽝스럽게 바꾸어 놓아 다분히 비판적이거나 조롱의 의미의 모방만을 지칭해온 것이다. 또한 패러디의 개념에 대해 비평적 거리를 둔 반복으로서 이는 유사성보다는 상이성을 강조하게 된다. 패러디는 이전의 예술작품을 재편집하고, 재구성하고, 전도(inversion)시키고, 초맥락화(trans-contextualizing)하는 통합된 구조적 모방이라고 말한다(Hutcheon, 1984/1998). 이론적으로 모든 기호화된 형식은 비평적 거리를 가진 반복의 견지에서 패러디 될 수 있다.

Hutcheon(1984/1998)은 패러디의 어원을 분석하여 ‘전통적 패러디’와 ‘현대적 패러디’로 나누어 구분하는데, 전통적인 패러디는 기존의 패러디의 용어의 어원을 따라 ‘텍스트간의 대비나 대조’라는 의미를 지닌다. 통상적으로도 패러디라는 용어는 ‘조롱하거나 우습게 만들려는 의도를 지닌 채 하나의 텍스트를 다른 텍스트와 대조시킨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현대 패러디의 범주는 실로 광범위하며, 크게 전체 장르에 관한 패러디, 한 시대나 조류에 관한 패러디, 특정 예술가에 대한 패러디, 개별 작품에 의한 패러디와 작품의 일부분에 관한 패러디, 그 예술가의 전체 작품의 특징적 양식에 대한 패러디로 구분할 수 있다.

패러디 유형에 대해 마이클 뉴먼(Michael Newman)과 마가렛 로즈, 린다 허천, 리사 캐플란(Lisa Kaplan)의 패러디 유형을 근거로 살펴보면 마이클 뉴먼은 패러디의 유형을 모방적 패러디, 비판적 패러디(모더니즘적 패러디), 혼성모방적 패러디(포스트모더니즘 패러디)로 나누었다. 첫째 유형은 원 텍스트의 권위를 계승하는 패러디 유형으로 신고전주의와 전 낭만주의에서 나타나는 패러디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유형은 낭만주의에서처럼 작가가 자기창조성에 주도권을 부여하고 독창성을 중시하는 넓은 의미에서의 모더니즘적 패러디 개념이라 할 수 있으며 원 텍스트가 지니는 대상 작품의 권위와 가정을 문제시하는 유형으로서 작가의 창조성에 주도권을 부여하고 독창성을 중시하여 대상 작품을 치환시키거나 해체시키는 유형이다. 셋째 유형은 포스트모더니즘의 담론형식이며, 권위, 근거, 그리고 존재자체가 불가능하다고 가정을 하는 유형을 말한다(Bennington, 1989). Rose(1979)는 패러디의 유형을, 첫째 원 텍스트를 모방하는 목적이 원 텍스트에 대해 비판적이면서도 호감을 갖는 경우와, 둘째 원 텍스트를 모방하면서 모방하는 목적이 조롱에 있고 동시에 패러디의 동기를 경멸에 두어 파괴적 태도를 취하는 경우로 나누었다. 린다 허천은 대상을 조롱하는 부정적이고 경멸적인 비판적 패러디(critical parody)와 경외심에 찬 존경을 표현하는 모방적 패러디(imitative parody)와 중립적이고 장난스런 패러디로서 전경화 된 텍스트나 후경화 된 텍스트에 대하여 공격성이 전혀 없는 것에 가까운 은유적 패러디(metaphorical parody) 등의 세 가지로 나누었다(Hutcheon, 1984/1998). Kaplan(1994)은 패러디를 희화적 패러디(spoofs), 직접적 패러디(direct parody), 매개적 패러디(vehicle parody)로 구분하였다. 희화적 패러디는 본질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는 것을 말하며, 직접적 패러디는 원작 자체가 비평, 비꼼, 풍자, 모방 등 패러디의 대상이 되는 것이며, 매개적 패러디는 현대사회에 대한 일반적인 풍자, 즉 원작이 아니라 다른 대상을 풍자하기 위해 그 원작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패러디를 말한다.

이와 같이 여러 학자들의 패러디 유형을 정리하면 Tabel 1과 같다. 이를 바탕으로 시대에 따른 변화된 패러디 유형을 분류한 마이클 뉴먼의 유형에 오늘날의 패러디 유형까지 고찰하고자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예술에서의 패러디의 시대적 변화 양상의 구분을 모더니즘 패러디(비판적 패러디), 포스트모더니즘 패러디(포스트모더니즘 패러디), 포스트컨템포러리 패러디(확장된 패러디)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A parody type

2.2. 예술에서의 패러디의 시대적 변화 양상

예술에서의 시대적 구분에 있어 Jameson(1991/2022)의 문화적 맥락을 리얼리즘(realism), 모더니즘(modernism),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으로 구분한 것을 적용하였다. 19C를 풍미하는 사조가 리얼리즘이라고 한다면 20C 초엽을 풍미하던 사조가 모더니즘이고, 포스트모더니즘은 20C후반을 지배하는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가져오는 시대정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Kim, 1992).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 이후부터 현재 진행까지를 포스트컨템포러리(post-contemporary)로 구분하였다.

2.2.1. 모더니즘: 비판적 패러디

모더니즘은 낭만주의처럼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고, 오래전에 잃어버렸던 가치를 다시 세우고, 주관적이고 개성적인 방식으로 예술 활동을 전개할 것을 강조했다(Nelson et al., 1981/2016). 플라톤(Platon)에 의하면 예술은 어떤 대상을 모방하는 행위를 통해서 성립되는 것이기에, 모방이란 외면적 실재를 재생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내면적 실재를 표현(Tatakiewicz, 1980/1999)하는 예술적 가치를 지님을 규명하고 있다. 아무리 창조적인 예술작품이라 하더라도 무로부터의 창조는 불가능하고 끊임없이 과거와 동시대의 작가나 작업에서 영향을 받게 되며, 특히 그 시대적인 양식의 특징 속에서 살펴본다면 모방은 필연적이다. 데모크리토스(Democritus)에게 미메시스는 자연과 관계된 모방이었다. 예술에서 우리는 자연을 모방하고 방직에서는 거미를, 건축에서는 제비를, 노래에서는 백조와 나이팅게일을 모방한다고 하였다(Jung, 2005). 즉 예술 작품은 자연의 모방에서 시작되었다. 자연이라는 원본이 있으며 이 원본을 참조(reference)하여 작품을 만든 것이다. 따라서 예술 작품은 처음부터 자연을 참조한 패러디(parody)라고 할 수 있다(Song & Jeong, 2015).

패러디는 일종의 비평형식을 취하는 예술의 모방기법이다. 특히 패러디는 과거의 예술을 돌아봄에 있어 단순히 향수적인 것이 아니라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과거라는 창고 속에 틀어박힌 이미지들을 가져와 새롭게 보여 주는 창조 전략이다(Seo, 1992). 리얼리즘 시대에는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의 <풀밭위의 점심식사(Le Déjeuner sur l'herbe)>(1863)이 티치아노 베첼리오(Vecellio Tiziano)의 <전원의 합주곡(The Pastoral Concert)>(1509)을 패러디한 것으로 유명하다. 모더니즘 시대에 와서 예술에서 전통적 패러디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의 <모나리자(Mona Lisa) >(1503-1505) (Fig. 1)를 패러디한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작품 <그녀는 엉덩이가 뜨겁다(L.H.O.O.Q.)> (1919)(Fig. 2) (Kim, 2001)가 있다. 이것은 값싼 복제품 위에 연필로 수염을 그려 넣음으로써 원작을 모독하거나 조롱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뒤샹의 차용 이후에도 여러 작가들에 의해 패러디되었다.

Fig. 1.

Leonardo da Vinci, Mona Lisa, 1503-1505.What is Avant-garde(2002), p. 72 

Fig. 2.

Marcel Duchamp, L.H.O.O.Q., 1919.What is Avant-garde(2002), p. 73 

2.2.2. 포스트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패러디

미국의 아티스트이자 비평가인 Davis(1980)는 포스트모더니즘을 ‘새로움의 전통에 대한 반혁명(counter-revolution)’이라고 표현하였다. 모더니즘이 아방가르드들의 새로움을 추구하는 도약의 전통을 확립했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은 바로 그에 대한 역작용이며, 또한 반동이라는 뜻에서이다. 1980년대에는 독창성을 부정하기 위한 의도적인 행동들이 많이 일어났다. 의도적인 행동들의 하나로 모작(copy) 즉, 차용(appropriation)을 린다 허천은 ‘포스트모던 패러디’로서 정의한다. 포스트모던 패러디는 후기 산업사회의 재생산 방식에 대응하는 양식이다. 또한 포스트모던 패러디는 과거 원전들의 고유성과 관습적 규범들을 고의로 파괴하는 예술적 전략이며 문제적 해체 및 복제 형식인 것이다. 포스트모던 패러디에 의해서 희소성이 있고, 유일하며, 가치 있는 고유성, 원본성, 진품성, 단일성은 사라지게 된다. 이것은 예술이 이제 그 자체의 의미나 가치를 잃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새롭고 다른 중요성을 지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Yu, 2000). Hutcheon(1984/1998)은 포스트모던 패러디의 성격을 ‘어떤 매체를 통해 재현의 한계와 위력을 동시에 의식시키면서, 해체적으로 비판적이며, 구성적으로 창조적인 것’이라고 하였으며, 비판적 패러디의 양식이 등장하는 것은 포스트모더니즘 이후라고 하여 전시대의 패러디와 중요한 차이점 중의 하나로 패러디의 비판성에 주목한다.

포스트모더니즘 창조방법에 대해 마이클 뉴먼은 「포스트모더니즘(Postmodernism)」 저서에서 패러디를 비롯해 전도된 아방가르드(trans avant-garde), 저자의 죽음(death of the author), 알레고리(allegoery), 도취(intoxication)와 불가사의(mystery), 모조(imitation), 브리콜라쥬(bricolage)등의 여덟 가지로 나누었고(Bennington, 1989), 몇몇 다른 학자들 즉 린다 허천의 패러디,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의 모조, 레오 스타인버그(Leo Steinberg)의 차용, 그리고 프레드릭 제임슨의 혼성모방 등을 주요 창조방법이나 특성으로 내세운다. 미술비평가 Barret(2011/2017)은 포스트모더니즘적 태도와 전략을 협업하기, 이미 존재하는 것을 차용하기, 현실을 시뮬레이션하기, 문화의 영향을 혼종화하기, 매체를 혼합하기, 이미지를 레이어링하기, 코드를 혼합하기, 친숙한 것을 재맥락화하기, 기호들 사이에 상호 관계를 맺기, 시선을 마주하기, 부조화를 사용하기,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기, 시각 미술에 문학의 기법을 적용하기와 같이 13가지로 제시하였다.

주로 문학분야의 연구에서 시작된 패러디는 단순 인용과 상징, 은유와는 달리 하나의 원텍스트 전체를 비틀거나 변용시켜 재창조 하는 것이다. 패러디가 창조냐 모방이냐의 논의는 많은 학자들에 의해 연구되었는데 20세기 들어서 포스트모더니즘의 문화의 주류 사조로 자리 잡기 시작한 이후, 패러디도 하나의 재창조물로 보아야 한다. 패러디는 그리스의 시인 히포낙스(Hipponax)가 그 시조로 제임스 조이스(James Joyce)의 「율리시즈(Ulysses)」 (1922), 17세기에 미겔 데 세르반테스(Miguel de Cervantes)의 「돈키호테(Don Quixote)」 (1605) 등 주로 문학에서 시도되어왔으나 현대에는 그것의 숨겨진 유머와 익살에 매력을 느낀 미술가들에 의해 미술영역에도 도입되었다(Ham, 2003). 현재는 모든 패러디에는 원작에 대한 잠재적 경의가 내포되어 있다고 한 Hutcheon(1984/1998)의 주장처럼 풍자, 조롱 외에 경의를 바탕으로 한 여러 유형으로 나타나 보다 폭 넓은 성격을 띠게 되었다.

포스트모던 시대의 현대적 패러디 즉 차용의 예를 들어보면 프랑스의 포스트모던 철학의 시발이라고 할 수 있는 철학자 미셀 푸코(Michel Foucault)는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의 유명한 파이프 그림 ‘이미지의 배만’ 곧 <이것은 파이프가 아닙니다(Ceci n’est pas une pipe)>(Fig. 4)라는 작품의 방식에서 자신의 사상과 (낱말과 사물) 연관성을 찾고 1983년 발표한 저작물 「이것은 파이프가 아닙니다(This is not a pipe)」 (Fig. 4)의 명제를 마그리트로부터 차용하고 있다(Yoon, 2007).

Fig. 3.

René Magritte, Ceci n’est pas une pipe, 1929.Making art-form & meaning(2017), p. 156. 

Fig. 4.

Michel Paul Foucault. (1983). This is not a pipe(Ceci n'est pas une pipe). cover image.This is not a pipe(Ceci n'est pas une pipe) (1983), cover. 

2.2.3. 포스트 컨템포러리: 확장된 패러디

모던시대의 모방을 위한 패러디는 린다 허천이 포스트모던 시대의 패러디를 상호 텍스트성으로 보았다면, Lefebvre(1968/2005)는 포스트컨템포러리 시대의 패러디의 다른 이름인 전유(appropriation)를 예술사에 국한 시키지 않고 인간의 전체적인 생활양식으로 확장시킨다. 문화의 한 부분으로서의 전유가 아니라 전유를 통해 문화를 창조하자고 주장한다. 이때의 문화란 제도가 아니라 생활양식이다. 결국 전유는 우리의 생활양식, 즉 일상을 변화시키는 목적을 갖는다. 일상의 변화는 일상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재소유하는 것이며, 자신의 소외 극복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앙리 르페브르에 있어 전유는 제도, 문화, 육체, 욕망, 노동 등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소외시키지 않고 재소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유에 대해 이론가들의 다양한 시각들이 존재하지만 로잘린드 크라우스(Rosalind Krauss)와, 더글러스 크림프(Douglas Crimp)는 전유가 지닌 속성을 모더니즘을 거부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으며, 린다 허천은 전유를 ‘확장된 패러디’로 해석하면서 이들의 공통점은 전유의 등장배경을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보고 있다(Kim, 2003). 전유는 1970-80년대 미국과 서유럽 포스트모더니즘 미술에서 가장 유행했던 기법 중 하나로서 독창성과 모방 사이의 오랜 논쟁과 관련되어 있다. 모더니즘이 독창성을 지지했다면, 포스트모더니즘은 복사를 지지한 것이다. 전유의 역사는 뒤샹의 레디메이드로 시작하여 팝 아트의 콜라주나 몽타주 기법을 거쳐 포스트모더니즘에서는 다양한 문화의 복사로 이어진다. 모더니즘에서 나타나기 시작한 전유(Nelson et al., 1981/2016)가 포스트모더니즘에 이르러서는 그 영역의 확대와 더불어 방법적, 기법적 심화도 가져왔다. 전유는 고대 그리스로부터 19세기 후반에 이르기까지 문화적 실천에 관한 학문적인 논의에서 일관된 토대를 갖고 있던 독창성과 모방 사이의 오래된 논쟁과 관련되어 있다.

고전적인 의미에서 전유는 1960년 피에르 레스타니(Pierre Restany)가 제창한 누보 레알리즘(Nouveau Realisme)을 통해 현대미술에서 실천적 사용의 전모를 파악해 볼 수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아르망 피에르 페르낭데(Armand Pierre Fernandez)은 물감 튜브를 축적(accumulation)하였고, 다니엘 스페리(Daniel Spoerri)는 식기류를 콜라쥬(collage)하였으며, 세자르 발다치니(César Baldaccini)는 자동차를 압축(compression)한 프레스조각을 발표하였다. 이들은 기성품에 약간의 변형을 가하고 전략적으로 배치(Nelson et al., 1981/2016)하여 일상적 오브제를 예술 작품으로 변용 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지했다. 전유적 작가들의 첫 번째 그룹은 전유를 개인적 방식으로 결합, 형상화하는데 활용한 경우로서 시그마르 폴케(Sigmar Polke)와 줄리안 슈나벨(Julian Schnabel) 같은 작가들이 이에 속한다. 이들이 초기에는 로버트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 등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콜라주에 의한 전유를 시도했다(Nelson et al., 1981/2016). 반면에, 두 번째 그룹은 셰리 레빈(Sherrie Levine)과 같은 직선적인 전유(straight appropriation) 작가로서 생활용품이나 미술사에서 가져온 심상을 다시 채색, 촬영하여 자신의 것으로 제시했다. 이렇듯이 1970년대부터 독특한 표현 형식으로 정착하게 된 전유 개념이 예술가의 개성을 표현하기 위한 미디어 언어의 사용, 소비자주의 미학 표방, 정치적인 전유, 인체에의 회귀, 미디어로부터 문화의 재 주장을 시도하는 등의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되기에 이르렀다(Choi, 2010).

전유는 차용과 똑같이 ‘Appropriation’으로 번역되지만, 국어사전에 따르면 ‘혼자 독차지하여 가짐’이라는 뜻으로 차용과 약간은 구분된다. 문화연구에서 전유는 어떤 형태의 문화자본을 인수하여 그 문화자본의 원소유자에게 적대적으로 만드는 행동을 가리킨다. 프랑스 역사학자 Chartier(1995)는 전유를 한 개인이나 집단이 어떠한 문화적인 대상을 특정한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행위로 정의한다. 즉, 상황과 목적에 따라 어떠한 텍스트나 상징 혹은 표상을 나름대로 소화하고 재창조하는 문화적인 행위가 전유라는 것이다(Kim, 1999). 이러한 전유의 개념을 통해 역사를 인식할 때 역사 속에서 주체의 저항과 창조를 쉽게 포착할 수 있다. 가령 문화적인 실천들을 전유의 관점에서 이해한다면 일정한 사고와 행동을 형상하려는 의도를 갖는 텍스트나 담론은 결코 완전히 효과적으로 그 의도를 실현시킬 수 없으며 본질적으로 문화적 동화를 이루어내지도 못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전유는 언제나 담론이나 규범을 만들어 낸 사람들의 의지나 의도로 쉽사리 환원될 수 없는 용법과 표현들을 창출해내기 때문이다(Chartier, 1982).

차용이나 전유와는 달리, 원래의 기호가 함유하고 있는 의미의 구성과정을 돌아보며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새로운 자신만의 해석과 내러티브를 써내려가는 것이 재전유(re-appropriate)라고 할 수 있다. 재전유는 주로 문화연구에서 사용되는 단어로 의미를 다시 규정한다는 뜻에서 재의미작용(re-signification), 브리콜라주(bricolage)와 동의어로 쓰이고 있다. 이것은 한 기호가 놓여 있는 맥락을 변경함으로써 그 기호를 다른 기호로 작용하게 하거나 혹은 다른 의미를 갖게 하는 행위를 수반한다(Childs & Williams, 1977/2004).

조금 더 자세하게 재전유의 작동 방식에 대해 살펴본다면 기드보르(Guy Ernest Debord)는 재전유의 전략을 가능하게 하는 우회적인 측면을 두 가지 주된 방식으로 구분하고 있다. 그것을 두고 마이너적 재전유(minor detournement)와 기만적인 재전유(deceptive detournement)로 명명하고 있는데 전자의 경우 신문의 스크랩이나 흔한 장소의 사진 등을 예로 들어 볼 수 있다. 즉 재전유적 요소들이 자체적으로 새로운 의미들을 생성해내기보다는 새로운 맥락에서의 구성과 그 배치된 상태에서의 해석에 더욱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전조-제안적 재전유(premonitory-proposition detournement)로도 명명될 수 있는데 이러한 방식의 재전유는 구소련의 영화감독이자 영화이론가인 세르게이 에이젠스타인(Sergei Eisenstein)의 필름 시퀀스들을 예로 들 수 있다. 이 방식에서는 본질적으로 중요한 요소들이 제거된 상태로 이해할 수 있다. 재전유의 과정을 통해 새롭게 구성되는 맥락 자체에서 좀 더 다른 시야와 범위로 해석되고 그 의미들을 이끌어낼 수 있는 요소로써 전환되는 것들이다(Knabb, 2006). 이와 같은 재전유적 방식들은 이제 순수미술의 표현양식에서 머무르지 않고 여러 문화 예술 분야에서 창의적 표현으로 인정받으며 기존의 것들을 조합하여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데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드보르는 이러한 재전유의 전략이 영화의 영역에서 만났을 때 그 유효성이 극대화 된다(Knabb, 2006)고 강조하고 있는데 이 전략은 이제 여러 복합적인 매체들을 통해 표현되는 동시대 미술 지형에서 더욱 활발하게 적용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예술에서 재전유의 사례로는 실비 플뢰리(Sylvie Fleury)를 들 수 있는데, 플뢰리는 유럽의 거의 모든 유명 패션쇼에 참석하고 「보그(Vogue)」나 「하퍼스 바자(Harper's BAZAAR」와 같은 패션지를 꼼꼼히 훑어 작품 아이템을 찾는다. 플뢰리는 1961년 스위스에서 태어나 1980년대 뉴욕에서 언더그라운드 성향의 작업을 주로 하다가, 1990년대에 들어서 디자이너 브랜드의 쇼핑백이나 값비싼 화장품 패키지를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했다. 수집한 여성용 고급 구두를 갤러리에 진열해 관객에게 직접 신어보게 하고, 샤넬 향수병을 이용하거나 화장품의 광고 문구를 그대로 갤러리 벽면에 옮겨 놓기도 한다. 플뢰리는 이렇게 소비지향적인 현대 사회의 모습을 패션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조명하는 한편, 그 특성을 쇼핑의 욕구와 유행의 속성으로 풀어내고 있다(Kim, 2005). Fig. 7은 실비 플뢰리가 흰색과 분홍색의 깃털을 덧대어 침실 인테리어로 활용한 설치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을 만든 작가는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의 회화작품 <구성(Composition) No. 2>(Fig. 5)이 아니라 이브 생 로랑이 만든 <몬드리안 드레스(Mondrian Dress)>(Fig. 6)의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라고 한다. 때문에 깃털이라는 오브제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다. 몬드리안 룩은 이브 생 로랑이 몬드리안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고안한 스타일을 말하는데, 이것이 플뢰리에 의해 재전유 된 것이다.

Fig. 5.

Piet Mondrian, Composition No 2, 1921.Yves Saint Laurent(1998), p. 33. 

Fig. 6.

Yves Saint Laurent, Mondrian Dress, 1965 F/W.Yves Saint Laurent(1998), p. 32. 

Fig. 7.

Sylvie Fleury, Tableau No. 1, 1992.Lee(2015), p. 35. 


3. 패션에서의 패러디의 변화

패션에서의 패러디를 이용한 창조방법의 고찰을 위해 모더니즘 시대의 모방적 패러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포스트모더니즘시대의 모방적 패러디와 비판적 패러디와 포스트컨템포러리 시대의 포스트모더니즘 패러디와 확장된 패러디로 구분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사례고찰을 위한 컬렉션사례 선정 기준은 예술에서 시대적으로 변화를 시도한 예술가와 같이 패션에서의 관습적인 것에 도전하고 변화를 시도하면서 예술적인 측면에서 접근하는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선정하였다. Duncan-Hall and Steele(2022)의 「Art X Fashion: Fashion Inspired by Art」에서 언급한 디자이너인 폴 푸아레(Paul Poiret), 이브 생 로랑(Yves Saint Laurent), 쟝 샤를르 드 카스텔바작(Jean Charles de Castelbajac), 알렉산더 맥퀸(Alexander McQueen), 메종 마틴 마르지엘라(Maison Martin Margiela), 빅터 앤 롤프(Viktor & Rolf)와 Sádaba et al.(2021)가 오프 화이트(Off-White)는 브랜드가 아니며 옷을 통해 표현하는 예술적 프로젝트이며, 옷은 새로운 언어를 창조하는 매개체일 뿐이라고 언급한 Off-White의 버질 아블로(Virgil Abloh)로 총 7명의 디자이너의 8작품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3.1. 모더니즘: 모방적 패러디

현대 패션에서는 이미 다양한 이미지, 스타일이 발표되었기에 디자이너들은 과거의 복식, 예술 양식 등을 가져와 모방, 복제를 통해 영감을 얻고, 디자인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때 과거의 복식, 예술 양식과 같은 원본 이미지는 디자이너의 창작 의도에 따라 해당 시즌의 주제를 전달하는 기호로써 활용된다. 색, 면, 이미지 등 원본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기호들은 창작자에 의해 모방, 복제되어 의상의 다양한 디테일, 소재, 패턴 등에 활용되고 있다. 모방과 복제의 이미지 재현에서 활용되는 사례는 과거 복식, 회화, 자연물, 인공물 등이 있다. 다양한 미술 양식의 개념, 이미지를 활용하기도 하고, 자연물의 식물, 동물, 광물과 같은 이미지를 그대로 패션 이미지의 영역으로 가져와 표현하기도 한다. 모방과 복제에서 가장 많이 활용된 재현 요소는 예술 작품에 대한 차용이다.

일본 디자이너 다카다 겐조(Kenzo Takada)가 ‘예술은 오늘날까지 패션에 영향을 미쳐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영향을 미칠 것이다’(Wolf & Schlacher, 1999) 라고 말한 바와 같이 현대 패션의 예술적 표현이 점차 극대화되고 있으며, 실제로 패션과 예술은 시대의 사회상을 반영하는 요소로서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교류해 오고 있다. 20세기 초 라울 뒤피(Raoul Dufy), 에르테(Erte), 소니아 들로네(Sonia Delaunay) 등과 함께 복식과 예술의 접목을 시도한 폴 푸아레를 선두로 소니아 들로네(Sonia Delaunay)는 화가인 남편 로베르 들로네(Robert Delaunay)와 공동 작업을 통해 미술을 일상생활에 환원시키려는 노력으로 회화 작업을 다양한 분야에 적용시키려는데 기여하였다(Kim, 2011). 특히 직물, 연극 세트, 태피스트리(tapestries), 도자기, 판화의 디자이너였던 라울 뒤피와 푸아레는 ‘작은 공장(La Petite Usine)’이라는 스튜디오(공방)를 만들었다. 여기에서 뒤피는 화학자인 치플린(Zefferlin), 알자스(Alsatian)과 함께 연구하였는데 이들은 색채에 대한 전문가로 아닐린염, 바틱, 매염 분야에 대해서도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Yvonne, 1986). 이러한 사실은 뒤피가 푸아레와 함께 새로움을 창조하려는 작가임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뒤피가 에피날(d'Épinal) 이미지에서 영감을 받은 흑백 목판화를 본 후 푸아레는 그래픽 스타일의 직물용 목판화 디자인을 뒤피에게 의뢰함으로써 섬유 디자이너로서의 뒤피의 경력은 시작되었다. 1910년 말부터 뒤피는 직물에는 목판화 기법을 적용하는 시도를 하였는데 라울 뒤피의 <집과 정원(Maison et Jardin)>(1915)(Fig. 8)에서 영감을 얻은 푸아레를 위한 직물디자인인 페르시아(La Perse) 코트(Fig. 9)는 동양적 영향의 커다란 꽃과 잎이 있는 프린트 코트로 소재는 벨벳이다. 코트에 영감을 준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은 19세기 후반부터 문화적인 영향을 끼쳤으나 1909년 파리에서 러시아 발레단인 발레뤼스(Ballets Russes)가 처음 등장하면서 절정에 달했다. 이 무렵, 푸아레는 하렘 바지, 기모노 코트, 페르시안 타일(Persian tiles)의 청록색 페르시아 코트의 실크 안감과 같은 세부 사항을 포함한 동양의 모티브를 디자인에 모방하여 사용하기 시작했다(Duncan-Hall & Steele, 2022).

Fig. 8.

Raoul Dufy, Maison et Jardin, 1915.Art X Fashion: Fashion Inspired by Art(2022), p. 108. 

Fig. 9.

Paul Poiret, La Perse coat, 1911.Art X Fashion: Fashion Inspired by Art(2022), p. 109. 

이와 같이 모더니즘 시대에 패션디자이너들은 과거의 예술 작품을 가져와 영감을 얻고 모방을 통해 디자인으로 표현하였다.

3.2. 포스트모더니즘: 모방적 패러디와 비판적 패러디

모방의 현대적 변주인 패러디는 포스트모더니즘 패션에서 여러 유형을 보이는데, 모더니즘 시대의 모방적 패러디와 비판적 패러디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우선, 모방적 패러디는 호감을 가지고 원 텍스트를 발췌하여 계승하는 것으로 20세기의 대표적인 예술사조인 입체주의, 초현실주의, 추상주의, 추상표현주의, 팝아트, 옵아트 등의 예술양식에 영향을 받아 디자인한 경우이다. 모방적 패러디는 오마주(homage)적 패러디 또는 존경의 패러디라고도 한다. 예를 들어 이브 생 로랑은 1980년대에 그가 동경하는 많은 예술가들에 대한 존경을 작품에 담았다. 그 중 <엘자의 눈(Elsa's eye)>(Fig. 12)은 초현실주의 시인 루이 아라공(Louis Aragon)의 작품<엘자의 눈(Les Yeux d'Elsa)>(1942)과 엘자 스키아파렐리(Elsa Schiaparelli)에 대한 존경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품의 재킷 전면에 표현된 눈의 이미지는 르네 마그리트(Rene Magritte)의 <잘못된 거울(The false mirror)>(Fig. 10)이나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í)의 <시간의 눈(The Eye of Time)>(Fig. 11) 에서 보이는 초현실적인 눈의 모티브로 차용하여, 눈동자의 이미지를 재킷에 화려한 금사와 시퀸과 비즈, 보석 등으로 장식되어 환상적인 분위기를 표현하였다(Kim, 2011). 이와 같이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모티브로 재킷이나 드레스, 원피스 등에 직접적으로 사용하거나, 이미지의 차용 등을 통해 초현실주의의 정신과 그들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였다. 즉 모방적 패러디는 원작의 변경만 되었을 뿐 조롱되지는 않는다.

Fig. 10.

René Magritte, The false mirror, 1928.Fashion & Surrealism(1987), p. 78. 

Fig. 11.

Salvador Dalí, The Eye of Time, 1949.Jin(1997), p. 525. 

Fig. 12.

Yves Saint Laurent, Elsa's eye, 1980 F/W.Fashion & Surrealism(1987), p. 71. 

반면, 패러디의 또 다른 유형인 비판적 패러디는 조롱, 또는 직유적 패러디라고도 하는데 과거의 예술을 돌아봄에 있어 단순히 향수적인 것이 아니라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과거라는 창고 속에 틀어박힌 이미지들을 뒤져 새롭게 보여주는 창조방법이다(Go & Kim, 1994). 예술에서 비판적 패러디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다빈치의 <모나리자>(Fig. 13)는 뒤샹과 같이 이와 유사한 방법은 패션의 소재로도 자주 패러디 되고 있는데 이 모나리자는 회화적 요소로서 패션에서도 빈번히 등장하는 고전 작품이다. 쟝 샤를르 드 카스텔바작은 비판적 패러디(Fig. 14)를 통하여 예술적 심미성을 추구하면서 기존의 유행에 대조되는 다소 도전적인 이미지를 표현한다. 카스텔바작은 바이올린을 켜는 모델이 입고 있는 전면에 모나리자의 얼굴이 프린트된 드레스는 르네상스 예술의 엄숙함 보다는 웃음을 자아낸다. 모나리자의 신비의 미소를 해학적으로 확대 변형시킴으로서, 드레스 전체를 유머러스하게 장식하고 있다. 카스텔바작은 모나리자를 모방하면서 이러한 표정 속으로 대중을 끌어들이려고 할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명화를 옷으로 재구성해서 조롱조의 모방을 함으로서 새로운 미를 추구한다. 이것은 고급예술의 심볼인 모나리자의 유명도와 예술적 전통성에 힘입어 기호 해독자로서의 대중의 즉각적인 인지와 해석을 유도해내려는 포스트모던 양상이다(Um & Kim, 2000).

Fig. 13.

Leonardo da Vinci, Mona Lisa, 1503-1506.What is Avant-garde(2002), p. 72. 

Fig. 14.

Jean Charles de Castelbajac, 1992-1993 F/W.Cho(1998), p. 82. 

이와 같이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의 패션 디자이너들은 예술 작품이나 예술 양식을 차용하여 패러디를 사용한 재창조를 통해 무에서 유의 개념이 아니라 기본의미의 확장을 가져왔다. 결국 창조방법으로서의 패러디를 통해 디자이너의 의도를 드러내고자 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었고, 모방과 창조의 양면성을 지닌 접근으로 선행양식의 내적 외적인 위치를 전환함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3.3. 포스트컨템포러리: 포스트모더니즘 패러디와 확장된 패러디

포스트모더니즘 패션 이후의 포스트컨템포러리 패션에서는 전유를 이용한 포스트모더니즘 패러디와, 재전유를 이용한 확장된 패러디로 분류할 수 있다.

패션에서의 전유는 즉 ‘빌리다’의 의미는 자연계, 미술계, 복식사 등에 모든 이미지를 부분으로 이용하거나 전체로 이용한 다든지 또는 빌려온 여러 가지 이미지를 다시 배열하여 새로운 이미지를 형성하는 표현 방법을 가리키는 말이다(Jung & Yim, 2021). 먼저 차용 사례를 살펴보면 알렉산더 맥퀸의 퍼포먼스 아트로 여겨진 2001 S/S <보스(VOSS)>(Fig. 16) 컬렉션의 경우, 저널리스트 미셸 올리(Michelle Olley)가 마스크를 쓰고, 깨진 상자 한가운데 벌거벗은 채 누워있었다. 이러한 미셸 올리의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은 페티쉬 작가 조엘 피터 위트킨(Joel-Peter Witkin)의 <요양원(Sanitarium)>(Fig. 15)에서 영감을 얻었다. 위트킨은 자신의 사진을 통해 기괴한 것을 직접적으로 제시하지만 정작 그 이면으로는 인간의 자아 그리고 인간 내면에서 솟아나는 열망이 지닌 성스러움을 추구하고 있다. 남자가 여자의 카테고리 속으로 자신을 스스로 옮겨놓는 다는 것은 정체성 혼란이며 위트킨은 그러한 혼란을 재현하였다(Choi, 2006). 이 쇼는 아름다움과 공포 사이를 오가며 전통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뒤집었다. 비록 패션계는 성에 관한 한 다형적인 변태성을 포용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체형과 사이즈에 대해 규범적이지 않다. 또한 Adorno et al.(2009)에 따르면 ‘환희를 질병으로 바꾸는 것은 환상의 비난 과제’라는 환상에 내재된 양면성을 예시한다고 하였다. 따라서 맥퀸은 위트킨의 작품을 전유하면서 청중들로 하여금 전통적인 아름다움의 개념에 의문을 갖게 하고 싶었다. 유리 상자 안에 갇혀 마스크와 튜브가 튀어나와 있는 미셸 올리의 피날레는 사회가 ‘아름답다고 생각되지 않는’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의 과장이었을 것이다(“Alexander McQueen”, 2023).

Fig. 15.

Joel-Peter Witkin, Sanitarium, 1983.www.Taylahorn.wixsite.com. 

Fig. 16.

Alexander McQueen, VOSS, 2001 S/S.Fashion at the edge: Spectacle, Modernity, and Deathliness(2003), p. 98. 

알렉산더 맥퀸의 전유 사례로는 2009 F/W <풍요의 뿔: 부엌 싱크대를 제외한 모든 것(The Horn of Plenty: Everything But the Kitchen Sink)>컬렉션(Fig. 18)이 있다. 컬렉션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에 대한 반응과 너무 빨리 바뀌고 쉽게 버려지는 패션을 비판했다. 컬렉션에서의 드레스들 중에는 네덜란드 판화 예술가 에셔(M. C. Escher)의 <해방(Liberation)>(Fig. 17)에 대한 비범한 시각적 모호성에서 힌트를 얻은 알렉산더 맥퀸의 빨간색과 검은색 프린트 드레스가 있었다(Duncan-Hall & Steele, 2022). 이 작품은 에셔의 작품과 더불어 대부분 20세기의 기념비적인 패션의 고전 작품인 크리스챤 디올(Christian Dior)의 시그니처인 하운즈투스 체크(houndstooth checks)의 뉴룩과 샤넬(Chanel)의 트위드 수트 등을 참조한 것이다(Lim, 2021). 에셔는 수학과 미술을 결합한 작품을 많이 만들었는데(Lim, 2021) 에셔의 작품은 원근법을 조작하고, 수학적 패턴과 생물학적 진화를 가지고 놀음으로써, 불가능한 구조로 묘사된 여러 개의 원근법으로 눈을 속이는 시각적 서사를 거부한다. 이러한 에셔의 작품<해방>에서 보여지는 삼각형에서 까치까지의 모핑(morphing)과 달리 알렉산더 맥퀸의 작품의 하운즈투스 체크는 확장된 날개를 가진 새들처럼 에셔와 같은 방식으로 전유했다.

Fig. 17.

M. C. Escher, Liberation, 1955.Art X Fashion: Fashion Inspired by Art(2022), p. 74. 

Fig. 18.

Alexander McQueen, The Horn of Plenty, 2009 F/W Ready-to-Wear.Art X Fashion: Fashion Inspired by Art(2022), p. 75. 

마르크스주의 이론가이자 프랑스 저술가인 기 드보르가 예술적 전략으로 제안한 재전유는 이전에 존재하는 것들을 넘어서기 위한 예술적 행위로써 이해할 수 있는데, 인용과 전용을 통해 일구어지는 예술을 두고 그것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해 모든 요소들, 그것들은 어디서 온 것들이 중요하기 보다는 모든 요소는 새로운 조합으로 사용될 수 있다(Knabb, 2006). 재전유적 태도를 통한 진본을 넘어서는 대안적이고 창의적 활동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 기존에 이미 존재하는 요소들을 수집하여 새롭게 조합하고 이러한 행위를 통해 이전의 의미들을 삭제함으로써 이전 존재하는 낡은 것들에 대해 저항적 태도를 드러내고 이전의 사고를 넘어서기 위한 전략이 바로 재전유적 태도인 것이다.

패션에서의 재전유의 사례로 메종 마르지엘라는 1950년 프랑스 오뷔송 태피스트리(Aubusson tapestry)를 피 코트로 용도 변경함으로써 고갱(Paul Gauguin)의 그림을 패션의 영역으로 가져왔다. 고갱의 두 번째 타히티 여행에서, 그는 <테 아리 바히네(Te Arii Vahine, 여왕, 왕의 아내(The Queen, the King's Wife))>(Fig. 20)을 그렸고, 아름다운 토착 여성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포즈는 마네(Édouard Manet)의 <올림피아(Olympia)>(Fig. 19)와 티치아노(Titian)의 <우르비노의 비너스(Venus of Urbino)>(1538)에 묘사된 것들과 일치하며, 지식의 나무로 보이는 것을 포함하여 유럽의 종교적인 언급들이 있다(Duncan-Hall & Steele, 2022). 프랑스에서 그림을 태피스트리로 만드는 전통은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년 전쟁으로 붕괴된 파리 태피스트리 공방을 다시 일으키려는 노력에 의해 설립된 왕립 제작소에서 제작한 오뷔송과 고블랭(Gobelin) 양식 모두 1648년에 프랑스 왕립 미술 아카데미의 창립 멤버 중의 한 명인 샤를 르 브룅(Charles Le Brun)과 같은 당대의 중요한 화가들의 그림을 엮는 것을 포함한다(Duncan-Hall & Steele, 2022). 마르지엘라의 코트(Fig. 21)는 1950년경 아틀리에 Raymond Picaud 오뷔송이 제작한 고갱의 <Te Arii Vahine>을 보여주는 바늘로 짠 모직 태피스트리에서 영감을 받아 재전유하여 코트를 제작하였다.

Fig. 19.

Édouard Manet, Olympia, 1863.Yim(2012), p. 86. 

Fig. 20.

Paul Gauguin, Te Arii Vahine (The Queen, the King's Wife), 1896.Art X Fashion: Fashion Inspired by Art(2022), p. 50. 

Fig. 21.

Maison Martin Margiela, Pea coat, 2014 S/S Haute Couture.Art X Fashion: Fashion Inspired by Art(2022), p. 51. 

빅터 앤 롤프의 2015 S/S (Fig. 23)컬렉션에서는 네덜란드 문화유산을 재전유하였다. 컬렉션 제목은 <반 고흐 걸스(Van Gogh Girls)>이며,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밀밭의 추수(Wheat Stacks with Reaper)>(Fig. 22)에서와 같이 농촌을 생동감 있게 묘사한 원시적인 에너지에서 영감을 받았다. 컬렉션 내내 모델들의 커다란 밀짚모자는 고흐의 그림에서와 여러 개의 밀과 같았고 반면 드레스의 부피는 밀의 한 쪽면의 모양에서 빌려온 것처럼 보였다. 고흐는 육체 노동자들을 감상하기 위해 이 장면들을 그렸는데, 이는 오트쿠튀르 컬렉션을 작업하는 아뜰리에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주제였다. 반 고흐의 작품에서 보이는 서 있는 씨 뿌리는 사람과 밀껍질은 하이 패션의 영원하고 역사적인 가치에 대한 추가적인 암시가 될 수 있지만, 이 컬렉션에서 화가와의 가장 강력한 연관성은 색상을 전유한 것으로 보인다. 반 고흐의 작품에서 밀밭은 사람들이 평온함을 찾을 수 있는 기회였지만, 패션에 대한 적절한 은유인 끊임없는 재탄생을 상징하기도 했다. 또한 컬렉션에서 <Rosemary's Baby>의 음악을 리믹스한 사운드 트랙은 화가가 겪은 창의력과의 투쟁은 패션계의 창조적인 사고방식과 같은 종류의 투쟁이었을 수도 있다. 컬렉션에 사용된 리얼 네덜란드 왁스(Real Dutch wax)는 1846년부터 네덜란드에서 제작되어 대부분의 서아프리카 시장에 수출하는 블리스코(Vlisco)의 왁스 프린트 직물이다(Bruggeman, 2017). 패션 학자 Bruggeman(2017)은 빅터 앤 롤프의 패브릭 제조 브랜드인 블리스코 사용이 서구 관객들을 위한 왁스 프린트의 재전유(re-appropriation)의 한 형태이며, 이는 네덜란드의 새로운 퍼포먼스적이고 담론적인 구성을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패션 이론가 Smelkik(2017)은 신선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문화유산의 해석과 변형을 ‘우리는 누구인가(who we are)’라는 의미에서 디자이너와 소비자의 주제 구성을 동시에 연결하고 초국가적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반향을 일으키는 방식을 보여주었다고 주장하였다.

Fig. 22.

Van Gogh, Wheat Stacks with Reaper, 1888.www.Irenebrination.typepad.com. 

Fig. 23.

Viktor & Rolf, Van Gogh Girls, 2015 S/S.Bruggeman(2017), p. 209. 

오프-화이트의 버질 아블로는 2017 F/W 남성 컬렉션 <사물을 보기(SEEING THINGS)>(Fig. 26)을 2017년 존 버거(John Peter Berger)의 서거에 맞춰 개최하면서 「Ways of Seeing」 (1971)(Fig. 25) 저자이자 미술평론가인 존 버거의 죽음을 재전유하였다(Lim, 2018). 아블로 이전에 존 버거의 저작물 표지는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 <꿈의 열쇠(La clef des songes)>(1936)(Fig. 24)를 저작물에 전유했다. Berger (1971/2013)는 저작물에서 ‘이미지는 재창조되었거나 재생산된 시각’이라고 언급하였고 책에서 사용하는 이미지라는 단어는 모두 인간이 만들어낸 이미지를 가르킨다고 하였다. 마그리트의 <꿈의 열쇠>는 언어와 시각 사이의 이 영원한 어긋남을 작품 속에 표현한 것이다. 이 작품에 나타나는 ‘단어’들이나 ‘문장’이 갖는 특징은 말과 이미지의 관계의 독창성이다. 이 그림에서 그는 말의 머리 밑에 문(The door), 벽시계 밑에 바람(The wind), 물항아리 밑에 새(The bird)를 대응시켰으나, 마지막 여행가방 밑에는 여행가방(The valise)이라고 썼다. 즉 사물들의 예기치 않은 만남을 아름답다고 한 프랑스 시인 로트뜨레아몽(Comte de Lautrémont') 처럼 어떤 형상과 난데없는 말을 결합시키는 가운데 초현실주의의 시적 분위기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볼 수도 있고, 한편 왜 여행가방은 ‘여행가방’이라는 말로 표현되어야만 하는가, 둥근 벽시계는 ‘바람’이라고 할 수 없는가 하는 ‘언어의 임의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도 있다(Jeong, 1987). 이와 같이 마그리트는 재현이 우리에게 의미를 가져다주는 방법과 사물들이 인위적인 문화적 관습을 통해 의미를 가지는 방법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데올로기적인 관습에 대해 종종 비판을 가하였다.

Fig. 24.

René Magritte, La clef des songes(The Interpretation of Dreams), 1936.Jeong(1987), p. 218. 

Fig. 25.

John Berger. (1971). Ways of seeing. cover image.Ways of seeing(1971), cover. 

Fig. 26.

Off-white, Seeing Things, 2017 F/W.www.off---white.com. 

이와 같이 포스트컨템포러리 시대의 패션디자이너들의 작품 사례들은 창조를 위해 확장된 패러디 기법인 재전유를 이용해 독창적인 시각을 통해 관습적 사고에 낯선 의문을 제기하며 부드러운 개입으로 닫힌 사고의 틀을 열어두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이상의 패션에서의 패러디 창조방법 및 기법을 정리하면 Table 2와 같다.

A creative methods and technique for creating parodies in fashion


4. 결 론

창조란 이때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무엇인가를 새롭게 창출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미술사학자 레오 스타인버그(Leo Steinberg)는 창조에 대해 ‘예술이라는 교통수단을 타고 작가가 거기에 주입시키려는 어떤 내용적 문맥에 따라 이미 존재하는 종래의 이미지 즉 타인의 작품을 적용시키는 것’(Seo, 1992)으로 언급하였다. Barthes(1968) 역시 그의 저서 「The Death of the Author」을 통해 그림이라는 것이 더 이상 독창적인 것이 아닌 온갖 이미지들이 뒤섞이고 맞닥뜨리는 공간에 지나지 않기에, 그림의 의미는 고유한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적 속에 있음을 강조한다. 결국, 예술의 가치를 외적인 방법론이 아닌 내면의 가치, 즉 예술가의 의도와 목적, 표현력에 두고 본다면 예술은 더 이상 개인에 의해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차용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시대 전반에 나타난 창조방법으로서 패러디는 모방과 창조의 양면성을 지닌 접근으로 선행양식의 내적 외적인 위치를 전환함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게 된다. 패러디에서 창조의 의미는 무에서 유의 개념이 아니라 기본의미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다. 예술의 표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상호 보완적이기 때문에 패러디를 사용한 재창조를 통해서 더 넓은 의미로 확장된다. 따라서 패러디는 기존의 작품에 대한 새로운 의미화 과정으로 과거의 것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함으로서, 과거에 대한 계승과 비판의식을 드러내는 동시에 이미 전통이 되어버린 요소들을 재인식함으로서 새롭게 인식될만한 것들에 길을 터주는 창조방법이 될 수 있다.

패션에서 창조방법을 살펴본 연구의 결과 첫째, 패션에서 창조방법으로서의 패러디는 시대마다 다른 변주의 형태로 디자이너들의 새로운 시각이나 관점이 반영된 작품을 탄생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둘째, 시대마다 다른 변주의 형태를 보이는 패러디는 모더니즘시대에서 폴 푸아레는 모방적 패러디를 보여주었다. 포스트모더니즘시대에는 이브 생 로랑을 시작으로 패러디 형태의 모방적 패러디와 비판적 패러디 기법을 사용하였다. 포스트컨템포러리 시대에는 알렉산더 맥퀸 외 디자이너들이 확장된 패러디 형태의 재전유 기법을 사용함을 알 수 있었다. 셋째, 시대별 예술과 패션에서의 패러디를 이용한 창조기법을 비교해 보았을 때 예술에서의 창조기법을 뒤따라오던 패션에서의 기법이 최근에 가까워올수록 예술의 기법과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예술에서의 리얼리즘 시대의 모방적 패러디가 패션에서는 모더니즘 시대에 보여 지고, 예술에서의 모더니즘 시대의 비판적 패러디가 패션에서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서 보여 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후 포스트컨템포러리 시대에는 예술과 패션에서 같은 재전유가 표현되었다. 이것은 예술에서의 비판적 기능이 패션에서도 일부 보여 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시대가 바뀔 때마다 이전시대의 창조방법이 없어지거나 바뀌기보다 기존 방법에 새로운 기법이 추가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전시대의 패션이 다음 시대의 패션에서 갑자기 완전히 사라지기보다 서서히 변화되는 것과 같이 이전 시대의 창조방법과 더불어 새로운 형태와 함께 나타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패션과 예술을 결합한 디자인을 중심으로 고찰하였기에 사례에 제한이 연구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을 밝힌다. 후속연구 제언으로는 패션디자인 작품 창조에 있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예술작품이나 예술양식이 아닌 다양한 원천을 사례로 다루는 연구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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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Fig.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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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Fig. 2.
Marcel Duchamp, L.H.O.O.Q., 1919.What is Avant-garde(2002), p. 73 

Fig. 3.

Fig. 3.
René Magritte, Ceci n’est pas une pipe, 1929.Making art-form & meaning(2017), p. 156. 

Fig. 4.

Fig. 4.
Michel Paul Foucault. (1983). This is not a pipe(Ceci n'est pas une pipe). cover image.This is not a pipe(Ceci n'est pas une pipe) (1983), cover. 

Fig. 5.

Fig. 5.
Piet Mondrian, Composition No 2, 1921.Yves Saint Laurent(1998), p. 33. 

Fig. 6.

Fig. 6.
Yves Saint Laurent, Mondrian Dress, 1965 F/W.Yves Saint Laurent(1998), p. 32. 

Fig. 7.

Fig. 7.
Sylvie Fleury, Tableau No. 1, 1992.Lee(2015), p. 35. 

Fig. 8.

Fig. 8.
Raoul Dufy, Maison et Jardin, 1915.Art X Fashion: Fashion Inspired by Art(2022), p. 108. 

Fig. 9.

Fig. 9.
Paul Poiret, La Perse coat, 1911.Art X Fashion: Fashion Inspired by Art(2022), p. 109. 

Fig. 10.

Fig. 10.
René Magritte, The false mirror, 1928.Fashion & Surrealism(1987), p. 78. 

Fig. 11.

Fig. 11.
Salvador Dalí, The Eye of Time, 1949.Jin(1997), p. 525. 

Fig. 12.

Fig. 12.
Yves Saint Laurent, Elsa's eye, 1980 F/W.Fashion & Surrealism(1987), p. 71. 

Fig. 13.

Fig. 13.
Leonardo da Vinci, Mona Lisa, 1503-1506.What is Avant-garde(2002), p. 72. 

Fig. 14.

Fig. 14.
Jean Charles de Castelbajac, 1992-1993 F/W.Cho(1998), p. 82. 

Fig. 15.

Fig.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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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6.

Fig. 16.
Alexander McQueen, VOSS, 2001 S/S.Fashion at the edge: Spectacle, Modernity, and Deathliness(2003), p. 98. 

Fig. 17.

Fig. 17.
M. C. Escher, Liberation, 1955.Art X Fashion: Fashion Inspired by Art(2022), p. 74. 

Fig. 18.

Fig. 18.
Alexander McQueen, The Horn of Plenty, 2009 F/W Ready-to-Wear.Art X Fashion: Fashion Inspired by Art(2022), p. 75. 

Fig. 19.

Fig. 19.
Édouard Manet, Olympia, 1863.Yim(2012), p. 86. 

Fig. 20.

Fig. 20.
Paul Gauguin, Te Arii Vahine (The Queen, the King's Wife), 1896.Art X Fashion: Fashion Inspired by Art(2022), p. 50. 

Fig. 21.

Fig. 21.
Maison Martin Margiela, Pea coat, 2014 S/S Haute Couture.Art X Fashion: Fashion Inspired by Art(2022), p. 51. 

Fig. 22.

Fig. 22.
Van Gogh, Wheat Stacks with Reaper, 1888.www.Irenebrination.typepad.com. 

Fig. 23.

Fig. 23.
Viktor & Rolf, Van Gogh Girls, 2015 S/S.Bruggeman(2017), p. 209. 

Fig. 24.

Fig. 24.
René Magritte, La clef des songes(The Interpretation of Dreams), 1936.Jeong(1987), p. 218. 

Fig. 25.

Fig. 25.
John Berger. (1971). Ways of seeing. cover image.Ways of seeing(1971), cover. 

Fig. 26.

Fig. 26.
Off-white, Seeing Things, 2017 F/W.www.off---white.com. 

Table 1.

A parody type

Michael Newman Margaret A. Rose Linda Hutchen Lisa Kaplan
Realism Imitative parody Favorability and criticism Imitative parody Spoofs
Modernism Critical parody Ridicule and contempt Critical parody Direct parody
Postmodernism Postmodern parody
(pastiche parody)
Metaphorical parody Vehicle parody

Table 2.

A creative methods and technique for creating parodies in fashion

Period 19C 20C 21C
1900 1970 1990 2010
Art Realism Modernism Postmodernism Post-contemporary -
A creative technique in art Imitative parody Modernism parody:
critical parody
Postmodernism parody:
appropriation
Extended parody:
reappropriation
-
Fashion Realism fashion Modernism fashion Postmodernism fashion Post-contemporary fashion -
A creative technique in fashion - Imitative parody Imitative parody
Modernism parody:
Critical parody
Postmodernism parody:
appropriation
Extended parody: appropriation
Extended parody:
reappropriation